김정은은 “괜찮다”는 트럼프…보복 위협받는 한국도 괜찮나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9-30 11:10
입력 2026-09-30 11:10
트럼프, 북핵 질문에 김정은과 친분 강조…김여정은 대남 보복 경고
北 반격수단 증강 예고…美 공식 비핵화 기조와 유화 발언 간극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자신이 있는 한 괜찮을 것이라는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북한은 한국을 향해 조건부 군사 보복을 위협하고 접경지역의 반격수단 증강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이 한국의 안보 불안까지 덜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반대하면서 북한은 왜 보유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전임 대통령들이 북한을 막을 수 있었다는 취지로 답한 뒤 김 위원장을 “내 친구”라고 불렀다.
이어 북한이 상당한 규모의 핵 능력을 갖췄다며 “내가 있는 한 그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보다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를 강조한 셈이다.
한국이 마주한 북한의 메시지는 달랐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한국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조사 발표를 부인하고 보복을 경고하는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29일자 담화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반응은 아니지만, 북미 정상 간 친분과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별개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여정, 지뢰 조사 부인…동부전선 반격수단 증강 예고
김 부장은 DMZ 폭발 사고 원인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한국군의 중간 조사 결과를 부인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은 적도 없다며 한국군의 발표를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군이 북한군을 향해 경고사격이 아닌 실제 사격을 가하면 즉각 보복하겠다며, 관련 대응 지침을 일선 부대에 하달했다고 주장했다. 한국군 3군단 21사단과 마주한 DMZ 방향에는 전술적 반격수단을 증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이 언급한 곳은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서부전선이 아닌 동부전선이다. 다만 반격수단 증강은 북한이 밝힌 계획으로, 실제 배치 여부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8일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최종 판정하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장의 담화는 이 발표와 접경지역의 한국군 대응을 겨냥했다.
따라서 북한의 위협을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 발언이 초래했다고 연결할 근거는 없다. 다만 김 위원장을 안심시키는 말만으로 한국이 직면한 군사적 위험까지 줄었다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이란엔 핵 불허, 북한엔 친분…공식 비핵화 원칙은 유지
미국의 대북 메시지를 평가하려면 대통령의 발언과 공식 정책을 함께 살펴야 한다. 북한의 핵 능력이 존재한다는 설명과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정책 결정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최근 공식 문서에는 표현의 변화가 나타났다. 백악관은 지난 25일 미중 정상회담 설명자료에서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고만 밝혔다. 이란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합의를 명시했지만, 북한 비핵화 목표는 별도로 적지 않았다.
지난 5월 미중 정상회담 당시 북한 비핵화를 공동 목표로 확인했다고 설명한 것과 차이가 있다. 레이철 민영 리 스팀슨센터 산하 38노스 선임연구원은 28일 분석에서 미국과 중국이 각기 다른 이유로 북한이 반발하는 비핵화 문제를 공개적으로 부각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북한이 요구하는 핵보유국 지위 인정에는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한 사례도 있다. 한미일 외교장관은 지난 21일 뉴욕 회담 뒤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특정 문서의 표현 변화만으로 미국이 비핵화를 포기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한국에 중요한 것은 친분 다음의 조치다. 북미 대화가 재개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어디까지 제한하고 어떻게 검증할지, 한국의 안보 우려를 협상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핵심이다. 접경지역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을 방안도 필요하다. 김정은을 향한 안심 메시지가 한국의 안전으로 이어질지는 이런 구체적인 결과에 달려 있다.
윤태희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