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50% 관세도 부족했나…한국산 늘자 美 철강업계, 추가 장벽 요구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9-29 15:30
입력 2026-09-29 15:30

철강업계·노동계 8개 단체, 美 정부에 공동서한
한국산에 물량 기준 설정…초과분엔 더 높은 관세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태극기, 철강 코일을 결합한 이미지. 미국 철강업계·노동계 8개 단체는 50% 관세에도 한국산 일부 품목의 수입이 늘었다며 추가 규제를 요구했다. 트럼프의 2024년 9·11 추모행사 당시 자료사진 등을 활용. AP 연합뉴스·123rf·AI 합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0% 철강 관세에도 한국산 일부 품목의 수입이 늘자 미국 철강업계가 추가 장벽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입 물량에 기준을 두고 이를 넘는 한국산에는 더 높은 관세를 매기자는 것이다.

미국철강협회(AISI)는 28일(현지시간) 철강업계·노동계 8개 단체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공동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철강제조업협회(SMA)와 전미철강노조(USW)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를 강화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한국산 수입 증가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기존 관세를 지지하는 미국 업계가 한국을 겨냥해 규제를 한층 강화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철근 포함 봉형강 수입 6배 넘게 늘었다
전남 광양제철소 제품 출하장에서 철강 제품 하역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미국 철강업계는 한국산 봉형강과 강관, 판재류의 수입 증가를 문제 삼으며 추가 규제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업계가 대표 사례로 내세운 품목은 철근 등을 포함한 봉형강류다. AISI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한국산 봉형강류 수입량은 14만 5300톤으로, 2024년 같은 달 2만 2100톤의 6배를 넘었다.



AISI는 강관과 판재류 수입도 늘었다며 경계했다. 특히 한국 강관업계가 상당한 생산능력을 갖추고 수출에 의존한다면서 미국이 주요 수출시장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이 같은 증가세가 미국 철강업체를 지원하려는 관세 정책의 효과를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입 급증의 원인을 조사하고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다만 이들이 제시한 수치는 특정 품목에 관한 것으로, 한국산 철강 전체의 수입 증가율을 뜻하지는 않는다.

기준 물량에도 최소 50%…넘으면 관세 더 매기라
미국 철강업계·노동계 8개 단체가 28일(현지시간) 미 정부에 보낸 공동서한. 한국산 철강에 기준 물량 이내에도 최소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초과분에는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라는 요구를 담았다. 노란색은 해당 요구를 강조한 부분. 미국철강협회(AISI) 공개 서한 캡처·강조 표시


공동 서한에는 구체적인 추가 규제 방식도 담겼다. 한국산 철강에 관세할당제(TRQ)를 도입해 기준 물량 이내에는 최소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초과분에는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라는 내용이다.

이 방식을 채택하면 한국 업체들은 기존 관세에 더해 수출 물량에 따른 추가 부담까지 고려해야 한다. 일정 물량을 넘긴 뒤에는 더 높은 관세가 붙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단체들은 USTR과 상무부,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수입 증가의 원인을 조사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조사에서 불공정하거나 시장을 왜곡하는 무역 관행을 발견하면 집행 수단을 동원하라는 요구다. 한국 업체의 위법 행위를 확인해 제재를 발표한 것은 아니다.

이번 서한은 미국 업계의 정책 건의로, 정부의 추가 규제 결정과는 구분해야 한다. 단체들은 물량 기준과 초과분에 적용할 세율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요구를 수용할지, 수용한다면 어느 수준으로 장벽을 높일지가 한국 철강업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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