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에 ‘미국 무기 살래?’ 물었다”…‘충격적’ 평가 나온 이유 [핫이슈]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6-09-29 08:20
입력 2026-09-29 08:10
2026년 9월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 미국 무기 구매 의향을 물었다는 전언이 나오면서 외교가가 술렁이고 있다.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는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언급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우리는 전 세계 다른 나라에도 무기를 판매한다’고 말한다. 한 번은 실제로 시 주석에게 무기를 사고 싶은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나온 시기가 이번 워싱턴 정상회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가 27일(현지시각)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뒷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폭스뉴스 캡처


퍼듀 대사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140억 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 패키지 승인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승인을 미루고 있다는 추측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는 확고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퍼듀 대사는 이번 인터뷰에서 140억 달러 규모 패키지의 승인 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11억 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를 승인했으며 1979년 이후 역대 어느 미국 대통령보다 50% 이상 많은 대만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날 때마다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논의한다”고 강조했다.

“퍼듀 대사의 발언 사실이라면 충격적”퍼듀 대사가 전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아시아 안보 전문가 잭 쿠퍼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에 미국산 무기를 판매하겠다는 취지의 제안 자체가 정상이 아니거나 터무니없는 일”이라면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주저하는 동시에 중국에는 미국산 무기 구매를 제안했다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 담당 고위 당국자를 지낸 데니스 와일더도 FT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무기의 우수성을 상기시키기 위해 시 주석을 일부러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런 사안을 농담 소재로 다루는 것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트럼프 대통령이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기존 의구심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퍼듀 대사의 발언에 대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중국에? 대만을 말하는 것인가. 그런 얘기는 처음 듣는다. 그에게 물어봐야겠다”며 “중국은 아마 사고 싶어 할 것이다. 우리가 그들보다 더 좋은 장비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쩌면 좋은 생각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미중 정상회담 후 온도 차 보인 대만 문제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대만 문제가 주요 의제 중 하나였지만 회담 후 각국이 발표한 공식 자료에서는 적잖은 온도 차가 확인됐다.

중국이 신화통신을 통해 공개한 발표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에 반대하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2026년 9월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에서 만났다. EPA 연합뉴스


미국이 기존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명시적으로 ‘독립 반대’ 입장을 취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요구를 받아들였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대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나 어떤 입장을 전달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퍼듀 대사는 미국의 대만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관계법, 미·중 3개 공동성명, ‘6개 보장’에 대한 지지가 유지되고 있다”며 “우리는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강압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한편 대만에서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얻어간 것은 없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27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시진핑 방미 이후 미중·대만의 새로운 정세’ 좌담회에 참석한 대륙위원회(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 선유충 부주임위원(차관급)은 “시 주석이 원했던 결과는 달성되지 않았으며 일부 사안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시 주석에게 한 방을 되돌려줬다”고 평가했다.

2026년 9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국빈 만찬에 참석한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 시 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왼쪽부터). AP 뉴시스


이어 “시 주석이 원했던 결과는 달성되지 않았으며 일부 사안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시 주석에게 한 방을 되돌려줬다”면서 그 사례로 백악관 만찬에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음악이 나온 점을 거론했다.

민중의 저항과 자유를 상징하는 작품인 ‘레미제라블’의 음악을 공산당 지도자의 환영 만찬에 올린 것 자체가 수위 높은 은유적 메시지라는 것이다.

또 선 위원은 시 주석이 일정을 마치고 떠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공산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미국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남긴 것 역시 미국이 중국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음을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해석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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