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뜯어 먹고 산다”…지옥 된 우크라 접경 도시 올레슈키 주민들의 비극 [핫이슈]

박종익 기자
박종익 기자
수정 2026-09-28 11:20
입력 2026-09-28 11:20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파괴된 최전선 도시 올레슈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전선 도시인 올레슈키가 현실판 지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올레슈키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잡초를 뜯어 먹는 지옥 같은 세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인근에 있는 올레슈키는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한 상태다. 이곳에서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곳은 우크라이나군이 통제 중인 헤르손시로 거리는 9~10㎞에 불과하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이곳에는 2만 4000명의 주민이 살았으나 현재는 2000여명이 남아 굶주림에 지쳐 있는 상황이다. 올레슈키가 현실판 지옥이 된 것은 식량 공급이 끊기고 주위에 지뢰가 깔리고 드론 공격이 많아져 대피하는 것도 불가능해진 탓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파괴된 최전선 도시 올레슈키


한 주민은 가디언에 보낸 메시지에서 “우리는 올레슈키에 갇혀 나갈 수가 없으며 지금 당장 먹을 게 하나도 없다”면서 “전쟁 전 몸무게가 110㎏이었지만 지금은 67㎏로 단백질 음식을 먹지 않으면 죽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역시 “올레슈키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정원과 길가에 자란 잡초나 야생 풀을 뜯어 끓여 먹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고의로 그곳 사람들의 삶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그들은 굶주림으로 죽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러시아는 이곳으로 향하는 물류를 전면 통제하면서 현재 밀가루와 메밀 같은 기본 곡물마저 완전히 바닥난 상태다.

우크라이나의 구호물자가 대형 드론에 실려 올레슈키에 공급됐다




이처럼 러시아가 올레슈키를 고립시킨 것은 군사적, 전략적 가치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곳은 최전선 접경지로 드니프로강만 건너면 바로 우크라이나 영토로 연결되기 때문에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최전방 방어벽 위치다. 여기에 올레슈키는 크림반도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충지다. 이에 러시아군은 현지 주민들이 자신들의 군사 기지, 병력 이동, 방어선 배치 등의 민감한 정보를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할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해 외부와의 모든 접촉을 완전히 끊은 것이다.

다만 러시아 측은 올레슈키의 인도적 재앙을 초래한 것은 자신들이 아니며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의 지속적인 포격과 드론 공격 때문에 물자 수송과 민간인 대피가 불가능해졌다고 반박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 측은 27일 올레슈키 지역 100곳에 대형 드론을 이용해 약 4톤의 비상식량과 물, 의료용품 등을 공중 투하했다며 러시아군이 이를 탈취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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