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진짜 상대는 北 아닌 中?”…우크라 매체가 J-20·J-35 꼽은 이유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9-27 20:30
입력 2026-09-27 20:30

北 주력은 MiG-29 등 노후 전력…中 J-20 300대 넘어·J-35A까지 전력화
PL-15 장거리 공대공미사일도 변수…KF-21 국산 장거리 미사일 개발 주목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왼쪽)와 중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 J-35를 함께 구성한 합성 이미지. 자료사진 합성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첫 양산기가 공군에 인도된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매체가 KF-21이 앞으로 마주할 잠재적 상대를 분석해 눈길을 끈다. 북한의 노후 전투기보다 중국이 빠르게 늘리는 J-20·J-35 등 5세대 전투기와 장거리 공대공 전력을 더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24일(현지시간) ‘한국의 신형 KF-21 보라매가 실전 배치됐다. 누구를 상대하도록 설계됐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주변국의 전투기 전력을 비교했다. 매체는 북한이 보유한 전투기 가운데 MiG-29를 가장 위협적인 기종으로 꼽으면서도 중국을 “훨씬 더 심각한 잠재적 위협”으로 평가했다.


앞서 KF-21 양산 1호기는 지난 22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공장에서 공군에 공식 인도된 뒤 첫 운용 기지인 예천 기지로 이동했다. 과거 F-4E 팬텀을 운용했던 제156전투비행대대가 KF-21의 첫 운용 부대로 다시 창설됐다.

다만 첫 양산기 인도가 곧바로 실전 작전 투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공군은 조종사 전환 교육과 정비 인력 훈련, 비행·정비 운용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한 뒤 2027년 하반기 KF-21의 작전 운용을 선언하고 실제 작전 배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제인스에 밝혔다.

北 MiG-29보다 中 J-20·J-35 주목한 이유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 ‘웨이룽’이 측면 무장창을 연 채 비행하고 있다. 무장창에는 단거리 공대공미사일 PL-10 2발이 탑재돼 있다. 중국은 J-20 전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공식 영상 캡처·중국 인터넷




디펜스 익스프레스는 북한 공군이 KF-21과 맞설 경우 MiG-29가 가장 위협적인 기종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MiG-29를 비롯해 MiG-23·MiG-21 등 옛 소련 계열 기종과 중국제 파생형을 주력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북한에 신형 전투기를 제공할 가능성도 거론돼왔지만, 매체는 현재까지 실제 인도를 확인할 근거는 없다고 짚었다.

반면 중국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전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올해 발간한 ‘밀리터리 밸런스 2026’에서 중국군에 인도된 J-20이 300대를 넘어섰고 J-35A 첫 물량도 2025년 전력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했다. J-36·J-50 등으로 불리는 차세대 저피탐 전투기들도 시험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공중 전력 확대는 전투기 숫자에만 그치지 않는다. 제인스가 최근 일본 방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국군 특수 임무기는 올해 오키나와 동쪽과 규슈 남쪽 해역에서 최소 16차례 정보 수집 비행을 했다. 특히 지난 1~6일에는 비교적 신형인 Y-9Z 특수 임무기가 5차례 출격했고, 일본 항공자위대는 여러 차례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 대응했다.

Y-9Z는 전자정보·통신정보 수집과 지상 이동 표적 탐지 등에 활용하는 특수 임무기다. 전투기와 장거리 공대공미사일뿐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정보·감시 전력까지 함께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디펜스 익스프레스가 중국 공군을 북한보다 더 큰 잠재적 변수로 평가한 배경도 이런 전력 격차와 맞닿아 있다.

장거리 공중전이 관건…국산 미사일까지 개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관계자들이 2023년 5월 경남 사천 본사에서 KF-21 시제기에 유럽 MBDA의 미티어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한국은 KF-21의 장거리 공중전 능력을 높이기 위해 미티어를 운용하는 한편 국산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F-21의 다음 과제도 단순히 전투기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재 양산 중인 Block-I은 공대공 임무를 중심으로 운용하며 한국은 2028년까지 40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후 공대지·공대함 능력을 확대한 Block-II 80대를 추가해 2032년까지 총 120대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은 J-20·J-35 같은 스텔스 전투기와 함께 PL-15 계열 등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전력을 발전시키고 있다. IISS는 지난해 인도·파키스탄 공중전에서도 중국제 J-10C와 PL-15E 조합이 실제 장거리 공중전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현재 KF-21의 장거리 공중전을 위해 유럽 MBDA의 미티어 미사일을 운용하면서 자체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 무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유사시 안정적인 탄약 공급망을 확보하는 동시에 향후 KF-21 수출 때 무장 선택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디펜스 익스프레스 역시 중국의 5세대 전투기와 장거리 공대공 전력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국산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개발을 함께 주목했다.

결국 이번 분석은 KF-21을 북한의 노후 전투기에 대응하는 전투기로만 봐서는 주변 안보 환경의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중국이 스텔스 전투기와 장거리 미사일, 정보 수집 전력까지 빠르게 확대하는 상황에서 KF-21 역시 장거리 탐지·교전 능력과 후속 무장 개발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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