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쟁 동지’ 네타냐후 버리나…“유엔 연설서 한 번도 언급 안 해” [핫이슈]

송현서 기자
수정 2026-09-23 10:10
입력 2026-09-23 10: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란 전쟁을 함께 시작한 이스라엘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 전쟁 출구 전략을 모색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거리 두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38분간 언급하면서 이스라엘은 단 한 차례만 언급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등장한 것은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10월 7일 하마스 기습공격 3주년”을 언급한 부분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공습을 언급하면서 “이란의 지원을 받은 테러 단체(하마스)가 민간인 1200명을 살해했다”며 “희생자 중에는 미국인 수십 명도 포함돼 있으며 갓난아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들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도 이들을 이스라엘인이라고 언급하지 않았다. 또 가자지구 전후 재건을 위해 조직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에 참여하기로 한 국가들을 열거하는 과정에서도 이스라엘을 거론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주제는 이란이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 미국의 군사적 성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이스라엘의 역할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와 대조적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한 다른 중동 및 서방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을 상당히 직접적으로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합의 2단계 진행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서안지구에서 정착민들에 대한 폭력과 테러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지적했다.
트럼프, 이스라엘과 ‘헤어질 결심’?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주요 국가가 모이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함께 대이란 전쟁에 동참한 유일한 국가인 이스라엘의 존재를 지운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네타냐후 총리와의 별도의 정상회담 일정도 잡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가 뉴욕에 도착하는 24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뉴욕을 떠나 워싱턴DC로 이동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가 이란 전쟁 이후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6월 24일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두 정상 사이의 갈등을 “수년 만에 가장 심각한 미국·이스라엘 관계의 긴장”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매체는 “이란과의 휴전 문제와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작전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이가 미국·이스라엘 관계의 균열을 드러냈다”며 “특히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어느 정도까지 제동을 걸 수 있는지를 둘러싼 문제가 양국 관계의 핵심적인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8일 로이터 통신도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짜증이 두 정상의 만남을 두고 관계의 긴장을 부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도 같은 날 보도에서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어느 때보다 크게 갈라졌고, 악감정과 좌절감도 깊어졌다”고 전했다.
AP통신은 23일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고 전하며 “이 같은 상황은 긴장된 관계를 반영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이란 재건 또는 전멸 결정할 것”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란과 합의해 그들이 재건하고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위대한 국가를 만들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이란을 신속히 전멸시켜 다시는 사람을 살해하고 국가를 파괴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인지”라고 말했다.
이어 “생존의 기회도, 미래의 번영이나 후손에 대한 희망도 없이 그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을지 아닐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유엔총회장에 있던 이란 대표단은 퇴장했다.
더불어 그는 이란전 장기화로 미국의 탄약 재고가 부족하다는 우려는 거듭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겁쟁이들과 반역자들은 미국이 탄약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싶어 하겠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례 없는 규모로 탄약을 생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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