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죽은 줄 알면서도…” 새끼 곁 못 떠나는 혹등고래 엄마의 눈물

박종익 기자
수정 2026-09-18 15:20
입력 2026-09-18 15:20
지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진 혹등고래가 새끼를 잃은 슬픔을 표현하며 애도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최근 호주 그리피스 대학 연구팀은 암컷 혹등고래가 사산한 새끼를 애도한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디스커버 애니멀스’(Discover Animals) 최신 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7월 호주 퀸즐랜드 골드코스트 연안에서 촬영된 영상을 분석해 이루어졌다. 당시 양수가 떠다니는 것을 보고 출산 징후를 감지한 씨월드 재단은 수중 고프로 카메라를 내려 이를 촬영하는 과정에서 혹등고래의 특이한 행동을 목격했다. 어미 고래가 미동도 없는 죽은 새끼 옆을 돌며 눈을 맞추고 상태를 살피는 행동을 수없이 반복한 것. 또한 고래는 자기 머리와 가슴지느러미로 새끼를 툭툭 건드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씨월드 재단 앤드류 멀빌은 “처음에는 그저 고래 두 마리가 수면에서 쉬고 있는 줄 알았다”면서 “어미가 죽은 새끼와 몇 시간 어쩌면 며칠 동안 함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영상을 분석한 그리피스 대학 해양 생태학자 올라프 메이네케는 “어미가 새끼를 수면 위로 들어 올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미 죽음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어미의 행동은 혹등고래에서 나타나는 슬픔과 관련된 행동의 한 형태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갓 태어난 혹등고래 새끼는 부력이 부족해 수영에 적응할 때까지 어미가 계속해서 물 위로 밀어 올려주어야 살 수 있다.
또한 그는 ”혹등고래 종에서 이러한 행동이 상세하게 기록된 최초의 사례“라면서 ”어미와 새끼 사이의 강한 유대감과 사회적으로 복잡한 포유류가 새끼나 동료의 죽음 이후 겪는 감정적 단계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한편 혹등고래는 긴수염고래과의 포유류로, 몸길이는 11~16m, 몸무게는 최대 40t에 이른다. 주로 크릴새우(남극새우)와 작은 물고기를 먹고 살며, 수명은 45~100년으로 알려졌다. 한때는 무분별한 포획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지만, 현재 개체 수는 8만마리가량으로 불어났다. 멸종 위기를 면한 뒤 관심 등급으로 분류됐으나 여전히 보호종에 속하기 때문에 포획이 적발될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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