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만든 회사도 탈락…록히드, 무인전투기 4대 더 만드는 이유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9-16 19:30
입력 2026-09-16 19:30
美 공군 1차 기체 경쟁서 고배…자체 자금으로 벡티스 시제기 총 5대 추진
미 공군 넘어 해군·해외 고객까지 겨냥…2027년 말 첫 비행 목표
F-35 스텔스 전투기를 만든 록히드마틴이 미 공군 무인전투기 경쟁에서 탈락한 뒤에도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인전투기 ‘벡티스’ 시제기를 총 5대로 늘려 미국과 해외 고객을 겨냥한다. 한 차례 사업 탈락으로 유무인 협동전투 시장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행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과 디펜스블로그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의 첨단 개발 부서 스컹크웍스는 첫 벡티스 시제기를 제작 중이며, 자체 자금으로 4대를 추가할 계획이다. 첫 비행 목표는 2027년 말이다.
회사가 개발을 확대하는 이유는 미 공군의 한 사업을 넘어서는 수요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은 미국과 동맹국이 생존 가능성과 다양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춘 무인기가 필요하다며, 개발 진척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벡티스는 조종사가 탑승한 전투기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협동전투기(CCA)다.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9월 처음 공개하면서 향후 2년 안에 시험 비행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약 1년 뒤인 이번에는 실물 크기 모형과 함께 시제기 제작 확대 계획을 내놨다.
F-35 명가도 탈락…성능만으로 이길 수 없었다
미 공군 CCA 1차 기체 개발 경쟁에서는 제너럴 아토믹스와 안두릴이 선정됐다. 록히드마틴은 당시 자신들이 제안한 기체가 스텔스 성능을 크게 강조한 고급 설계였으며, 공군이 원한 방향과 맞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무인전투기 경쟁에서 높은 성능만큼 가격과 임무 적합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당시 탈락한 제안 기체를 현재의 벡티스와 같은 기체로 단정할 수는 없다.
록히드마틴은 벡티스에서도 생존 가능성을 중시하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론 펠렌 스컹크웍스 부사장 겸 총괄 책임자는 CCA 시장의 가격대를 의식해 설계와 제작 과정에서 성능·비용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단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판매 대상도 미 공군에 한정하지 않는다. 디펜스블로그에 따르면 회사는 미 해군과 해외군까지 잠재 고객으로 보고 있다. 벡티스를 특정 후속 경쟁만을 위한 기체로 개발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첫 공개 약 1년…숨겨뒀던 흡입구 설계도 드러났다
이번에 공개한 자료에서는 기체 상부에 깊숙이 들어간 공기 흡입구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공개 이미지보다 흡입구의 형상과 위치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펠렌은 이 구조가 처음부터 설계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새로 추가한 기능이 아니라, 기존 공개 자료에 충분히 드러내지 않았던 부분이라는 뜻이다.
그는 돌출부를 줄이면 공기 저항을 낮출 수 있고, 흡입구를 위에 두면 열악한 활주로에서 이물질을 빨아들일 위험을 줄이는 데도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생존 가능성과도 관련이 있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벡티스는 길이 약 10.4m, 날개폭 약 11.6m의 꼬리 날개 없는 기체다. 록히드마틴은 공대공·공대지 임무를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 홍보 영상에는 내부 무장창에서 미사일과 활공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이 등장하지만, 이는 실제 무장 시험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이다.
회사는 제작 속도와 비용을 낮출 생산 방식도 강조했다. 부품 수를 줄이고 조립 공정을 단순화해 시제기 개발뿐 아니라 향후 생산까지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시제기 5대 계획이 수주나 양산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아직 첫 비행 전이며 엔진과 구체적인 성능, 추가 시제기 4대의 용도도 공개하지 않았다. 자체 투자로 키운 개발 규모를 실제 비행 성능과 고객의 선택으로 연결하는 일이 남아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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