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파병 다음은 ‘알래스카 LNG’?…트럼프 압박, 선거 앞두고 거세질까 [핫이슈]

송현서 기자
수정 2026-09-16 08:10
입력 2026-09-16 08: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정 과제로 추진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이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벌써 두 차례나 한국을 이 사업의 주요 투자자로 언급한 적이 있는 만큼 향후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 개발업체 글렌판그룹과 투자회사 젠트리 비치가 각각 알래스카에서 대규모 LNG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글렌판이 추진하는 ‘알래스카 LNG’의 사업비는 545억 달러, 젠트리 비치가 추진하는 ‘폴라 LNG’는 250억 달러 규모다. 두 사업을 합치면 약 800억 달러(약 108조원)에 달한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약 1300㎞ 가스관을 건설해 알래스카 북단 가스전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남단 지역으로 운반하는 사업이다. 가스관 건설 등을 포함해 초기 투자 비용만 약 450억 달러(6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기업에 수익보다는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FT는 “산업계와 알래스카 주정부가 지난 반세기 동안 알래스카에서 LNG를 생산하려고 애썼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환경 파괴 비판 여론이 강하고 기반 시설 건설 비용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알래스카에서는 극한의 날씨 탓에 기반 시설 건설이 가능한 기간은 1년에 3~4개월 정도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LNG 생산 프로젝트가 기업 입장에서 매력적인 사업은 아니라는 점은 다른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엑손모빌과 BP, 코노코필립스 등 거대 에너지 기업은 2016년 높은 사업비를 우려해 이 사업에서 철수했다.
알렉스 먼튼 래피던 에너지 그룹 분석가는 FT에 “엑손모빌과 노스슬로프 지역 생산업체들이 이 사업을 검토한 후 자신들 몫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가스 원천에서 해안까지 가스를 옮기는 수송관을 건설하는 데만 170억 달러(약 23조 1800억원)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트럼프의 알래스카 LNG 투자 압박 어디까지문제는 거대 에너지 기업도 발을 뺀 해당 사업 투자자 명단에 한국이 오르내린다는 사실이다.
앞서 우리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통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합의했다. 이 중 1500억 달러는 조선 분야 협력에 배정됐고 나머지 2000억 달러를 투입할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발표를 앞두고 있다.
정부는 그간 상업적 합리성을 이유로 알래스카 LNG 사업을 대미 전략 투자 1호 프로젝트에 포함시키는 것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해당 사업이 ‘하이리스크 사업’이라며 난색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한국과 일본이 가스관을 건설하기 위해 알래스카로 가고 있다”며 한국을 콕 집어 언급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해당 사업과 관련해 “한국·일본과의 무역협정으로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통상 당국은 최근 국회에 대미 투자 대상을 보고하며 1호 프로젝트로 미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6.3GW)를 사실상 낙점하고,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LNG 투자 계획을 투자합의문에 담을지는 막판까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의 대미 전략 투자 프로젝트는 이르면 18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트럼프, 선거 패배하면 LNG 사업 백지화 가능성도”트럼프 대통령은 장기화하는 이란 전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 등 동맹국에 파병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하이리스크 사업’으로 꼽히는 알래스카 LNG 사업 투자 압박까지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FT는 “미국 민주당이 2028년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정치적 이유로 알래스카 LNG 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실제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1년 취임 첫날 미국과 캐나다 간 송유관 허가를 취소한 전례도 있다”고 전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3월 연합뉴스에 “미국 기업들이 직접 투자하지 않는 이상 트럼프 4년 임기 후에는 사업 진행이 잘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당연히 4년 후 한국 기업들의 사업 리스크도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먼튼 분석가는 “알래스카의 석유와 가스는 민감한 이슈이며 그만큼 정치적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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