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V4.1 플래시 공개…상장 앞둔 딥시크의 AI 전략은 초가성비 모델? [고든 정의 TECH+]
수정 2026-09-14 14:57
입력 2026-09-14 14:57
작년 딥시크 쇼크를 몰고 왔던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새로운 모델인 ‘딥시크 V4.1 플래시’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10일 허깅페이스 등에 공개된 새 모델은 총 7180억개의 파라미터(5520억개의 기본 파라미터+1960억개의 N-gram)를 사용하지만, 2.8조개로 훨씬 파라미터가 큰 ‘Kimi K3’는 물론 서구의 주요 AI 모델과 견줄 만한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출시와 같이 공개된 벤치마크를 보면 딥시크 V4.1 플래시는 Terminal-Bench 2.1에서 90.6점을 기록해 GPT 5.6 Sol의 88.8점이나 클로드 오푸스 5의 89.1점을 넘어서고 자사의 기존 플래그십 모델인 딥시크 V4.0 프로의 87.9점도 넘어서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벤치마크 결과에서 앞서는 건 아니고 주로 코딩 및 에이전트, 사이버 보안 등에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모델 크기와 사양을 생각하면 V4.0 플래시 버전과 비교해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진짜 놀라운 부분은 가격입니다. 딥시크는 올해 저렴한 가격과 쓸 만한 성능을 무기로 시장에 파란을 몰고 왔습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몰리면서 지난 8월 가격을 대폭 인상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모델 성능을 대폭 끌어올리면서 가격을 낮췄습니다. 딥시크 V4.1 플래시의 가격은 백만 토큰당 기준 피크 시간대 입력 0.3달러, 출력 1.2달러, 캐시 히트 입력 0.006달러, 일반 시간대 입력 0.15달러, 출력 0.6달러, 캐시 히트 입력 0.003달러로 일부 프런티어 모델 대비 86배나 저렴하다는 것이 딥시크의 주장입니다.
당초 가격을 올린 이유로 지목된 것은 연산 자원 대비 사용자가 너무 몰리면서 감당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됐습니다. 특히 새로운 모델이 개발될수록 보통 파라미터 크기가 커지면서 메모리와 연산 자원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딥시크는 V4.1 플래시에서 아키텍처를 대폭 혁신하고 메모리와 연산 자원 사용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면서도 모델 성능을 높이는 데 성공해 경제성을 확보했습니다. 모델 파라미터 크기는 V4.0 플래시가 2840억 개로 사실 V4.1 플래시가 기본 모델만 두 배에 가깝고 N-gram 추가 메모리까지 합치면 2.6배는 큰 편입니다.
하지만 V4.1 플래시는 CED(Causal Encoder-Decoder)라는 아키텍처를 사용해 긴 프롬프트/컨텍스트 읽기 과정에서는 인코더 20층에 80억개의 파라미터만 사용하고 응답을 생성하는 디코더는 40층 160억 개를 다 사용해 에이전트·코딩처럼 입력이 출력보다 훨씬 긴 작업에서는 오히려 연산량이 적을 수 있습니다.
또 SWA Bounded Replay, CSA2, FP4 KV 캐싱(caching) 같은 여러 기술을 사용해 KV 캐시의 양을 극적으로 줄여 V4.0 플래시 대비 약 4분의1로 줄였습니다. 이는 HBM 같은 고가 메모리의 의존도를 크게 낮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N-gram 임베딩 기술은 알리바바의 Qwen 3.8 플래시 넥스트 같은 다른 중국산 AI 모델에서도 도입한 기술로 자주 쓰는 관용구를 사전처럼 저장했다가 불러 쓰기 때문에 일반 D램에 저장해도 되고 모델의 응답 속도를 매우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아키텍처 혁신을 통해 연산 자원과 메모리를 최대한 아끼면서 토큰 생성량과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 V4.1 플래시에서 오히려 가격을 낮춘 비결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이 가격에 서비스하면서도 손익분기점을 넘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딥시크는 비상장 기업으로 정확한 재무 상태를 알기 어렵지만, 현재까지는 적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리 효율성 좋은 모델을 사용해도 경쟁자와 비교해서 매우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을 내긴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매번 서구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지만, 역설적으로 저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업 모델이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딥시크 V4.1 플래시는 연산 자원 효율화라는 관점에서는 놀라운 기술적 진보를 보여줬지만,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기술 혁신보다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실제 몸값을 결정할 것입니다. 앞서 가격 인상도 상장을 앞두고 실적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가격을 낮추고도 실적을 확보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