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원유 동맥’ 꽉 막혔네…드론 타격에 잿더미 된 사우디 동서 송유관

박종익 기자
박종익 기자
수정 2026-09-14 14:30
입력 2026-09-14 14:30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시설. Vantor/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리야드와 메디나 지역의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시설이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가운데 이 모습이 위성으로도 확인됐다. 미국 위성업체 밴터(Vantor)는 13일 여러 차례의 드론 공격으로 잿더미가 된 사우디 동서 송유관 시설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시설 중심부가 정밀 타격을 입어 절반 이상이 새까만 그을음과 탄화 흔적으로 뒤덮여 있는 것이 확인된다. 또한 복잡하게 얽혀 있던 송유 파이프라인과 주요 핵심 제어 시설들도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녹아내리거나 전소됐다. 이 공격 이후 사우디 정부는 다음 날 안전 조치 및 피해 평가를 위해 송유관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 시설. Vantor/로이터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다수의 자폭 드론이 동원됐으며 사우디의 방공망을 우회해 이루어졌다. 사우디 정부는 드론이 이라크 영토에서 출발했다고 발표했으며, 그 배후로 예멘의 후티 반군 또는 이라크 내 친이란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라비아반도를 횡단해 홍해 연안의 얀부 항구로 이어지는 1201㎞ 길이의 동서 송유관은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꽉 막힌 상태에서, 사우디는 위험한 바닷길 대신 이 육로 송유관을 통해 하루 약 500만배럴의 원유를 우회시켜왔다. 이 때문에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아람코 회장은 이곳을 사우디 경제의 ‘생명줄’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송유관과 피격 위치를 표현한 AI 이미지


특히 이번 공격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모카항 등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주요 요충지를 빠르게 장악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육로 우회로마저 타격을 입으면서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이 완전히 고립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석유 시장의 완충 장치가 사라지면서 국제 유가는 곧바로 급등하고 있다. 14일 장이 열리자마자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달러에 육박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도 103달러에 근접했다. 브렌트유는 지난주에도 약 9% 급등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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