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 1000명 이상 ‘자폭’”…‘끔찍한 맹세’의 전말 공개 [핫이슈]

송현서 기자
수정 2026-09-13 16:27
입력 2026-09-13 16:27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기 약 1년 전부터 이미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북한군을 파병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이 파병 활동을 기려 평양에 건립한 ‘해외군사작전 전투위훈기념관’을 다녀온 북한 소식통은 일본 산케이신문에 “2023년 7월 방북한 러시아군 대표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파병을 요청했고 이를 계기로 파병 협상이 시작됐다는 내용이 기념관 전시 자료에 기록돼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러시아와 2024년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 지역 등에 군인을 보내기 약 1년 전부터 양측의 파병 협상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산케이에 “해당 기념관에는 파병된 북한군 사망자 숫자가 2288명으로 기록돼 있다”며 “기념관과 인접한 묘지에는 전사자 중에서도 ‘영웅’으로 추대된 300명의 묘비가 늘어서 있고, 기념관 2·3층에는 나머지 희생자들의 유골함이 안치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묘비와 유골함에는 숨진 군인의 성명, 생년월일, 사망 원인이 기재돼 있으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병사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사망자 절반 이상이 자폭한 것으로 추정되며 드론 공격에 의한 희생자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또 “기념관에는 우크라이나의 포로가 되지 않겠다고 맹세한 병사의 문서도 전시돼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은 한국 취재진에 “동료들도 다 포로가 안되겠다고 자폭했는데 나만 죽지 못했다”, “포로가 되면 역적이 되는 것과 같다. 나라를 배반한 것”이라고 말하며 죄책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앞서 우리 국정원은 지난해 9월 북한군 사망자가 2000여명일 것으로 추정한 적이 있지만 구체적인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2024년 10월경부터 우크라이나 전장에 군인을 보냈으며 누적 규모는 2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에도 1만여 명이 러시아에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러 군사협력, 우크라 전쟁 끝나도 지속될 것”문제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스민 도브란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EEAS) 평화·파트너십·위기관리 국장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더그랜드롯데서울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체결한 조약은 이번 전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쟁 지속 여부와 상관없이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북러 군사협력이 상당히 구조적인 형태를 띠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이러한 협력이 안보 불안을 야기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더 부정적인 행동에 나서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브란 국장은 북한의 러시아 추가 파병 가능성에 대해 “북한 군인들이 유럽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더 많은 행동이 있을 수 있다고 모두가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EU가 북한의 추가 파병과 관련해 구체적인 징후를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북러 군사협력이 한반도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면서 한국과 EU가 관련 정보 공유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에 무기 주면 ‘남북한 간접 교전’ 가능성도”한편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천궁-Ⅱ와 같은 방공무기를 지원해야 한다는 미 워싱턴포스트 칼럼이 나온 뒤 이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한 압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트럼프 1기 행정부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도 지난달 23일 미 CNN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하며 “한국은 매우 정교한 요격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이 중동이나 우크라이나 혹은 유럽 동맹국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해당 요격 미사일을 제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한국이 무기를 지원할 경우 러시아뿐 아니라 러시아를 지원하는 북한과 맞부딪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용근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향해) 쏘는 미사일을 남한(한국)이 준 천궁-Ⅱ나 패트리엇으로 막게 되면, 남북이 간접적으로 교전하는 교전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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