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 만나자” vs “모스크바로 와라”…푸틴·젤렌스키 정상회담 밀당 이유는? [핫이슈]

박종익 기자
박종익 기자
수정 2026-09-13 13:00
입력 2026-09-13 13:00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타스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보도된 독일 도이체벨레(DW) 인터뷰에서 “오는 1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우리는 만나서 이야기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G20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다면 자신도 가서 만나겠다는 의미로 정상 간의 담판을 통해 전쟁을 끝내자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는 “러시아가 전장에서 작은 이득을 얻기 위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러시아가 매달 3만명 이상의 병사를 잃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협상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 재러드 쿠슈너 등이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 맞은편에는 미국 대표단이 자리했다. 타스 연합뉴스


그러나 크렘린궁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마이애미에 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으며 외교정책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도 “푸틴 대통령의 G20 참석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면 모스크바로 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러시아 측은 지난해 9월부터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이 있을 때마다 이 제안을 반복해서 꺼내 들었다. 러시아 측은 이 초청이 우크라이나의 무조건적인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모양새를 통해 러시아가 평화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고 판단한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사일 폭격이 쏟아지는 테러리스트의 수도로는 갈 수 없다”면서 “올 테면 푸틴 대통령이 키이우로 오라”고 맞받아치며 중립 지대나 제3국에서의 만남을 제안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올렉산드르 포클라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 수장과 회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AFP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과거 단 한 차례 직접 만나 회담을 한 적이 있다. 2019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4자 정상회담으로 당시 두 사람 외에도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함께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분쟁 해법을 논의했다.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래로 두 정상은 단 한 번도 직접 마주 앉지 못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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