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운용 경험 통했나…태국이 다시 한화 호위함 택한 이유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9-09 13:15
입력 2026-09-09 10:00

2018년 인도한 ‘푸미폰 아둔야뎃함’ 운용 경험이 강점으로
후속 군수지원·함정 연속성도 변수…추가 3척 사업까지 주목

태국 해군 차세대 호위함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다시 선택된 가운데 한국과 태국의 협력 구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합성 이미지. 전경은 태국 해군이 운용 중인 푸미폰 아둔야뎃함 계열 함정 모습. AI 생성 이미지


태국 해군이 차세대 호위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태국 현지 매체 더네이션에 따르면 태국 해군은 한화오션을 167억 3000만 바트(약 6800억원) 규모의 차세대 호위함과 관련 장비·지원 사업자로 선정했다. 구체적인 평가 기준과 선정 결과는 법정 이의 제기 기간이 끝나는 오는 18일 이후 공개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 태국 해군의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건조해 2018년 인도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 제안한 오션(OCEAN)-40F 역시 기존 함정의 운용 경험과 연속성을 살린 설계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태국 해군은 입찰 단계에서 업체 자격과 기술 제안뿐 아니라 경제·산업 오프셋, 가격 등을 함께 평가한다고 공개했다. 특정 항목 하나보다 함정 성능과 산업 협력,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구조였던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의 뚜렷한 차별점은 태국 해군이 이미 같은 회사가 만든 호위함을 직접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수주해 2018년 태국에 인도했다. 약 3700t급인 이 함정은 2019년 정식 취역해 현재 태국 해군의 핵심 수상전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당시 태국은 한 척만 도입했지만 애초 같은 계열 함정의 추가 확보도 염두에 뒀다고 네이벌 뉴스는 전했다.



이미 써본 함정의 힘…‘새 배’지만 낯설지 않은 오션-40F
한화오션이 2018년 태국 해군에 인도한 3700t급 스텔스 호위함 ‘푸미폰 아둔야뎃함’. 이번 차세대 호위함 사업에서도 기존 운용 경험이 한화오션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제안한 오션-40F는 완전히 새로운 계열이라기보다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발전시킨 4000t급 수출형 호위함이다.

네이벌 뉴스에 따르면 오션-40F는 기존 푸미폰함보다 약 250t 커졌다. 늘어난 공간은 무장과 센서, 향후 성능 개량 여유를 확보하는 데 활용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방콕 방산전시회에서 이 함정을 공개하며 기존 푸미폰함 납품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 함정과의 연속성은 실제 운용에서도 장점이 될 수 있다. 승조원은 이미 한화오션이 만든 함정을 경험했고, 태국 해군도 정비와 교육, 부품 공급 등 후속 지원 과정을 거쳤다.

새 함정을 도입할 때는 배 자체뿐 아니라 교육·정비·보급체계까지 새로 갖춰야 한다. 기존 플랫폼과 연속성이 높을수록 이런 부담을 줄일 여지가 생긴다.

한화오션 역시 이를 수출 전략으로 활용해왔다. 회사는 푸미폰함을 기반으로 한 4000t급 수출형 호위함을 ‘검증된 성능’과 빠른 인도를 앞세운 모델로 홍보해왔다.

HD현대중공업은 현지화에 무게를 뒀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충남급을 기반으로 한 수출형 모델을 제안하면서 태국 현지 생산 비중을 약 40%까지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태국 해군은 양사의 제안을 기술·가격·산업협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평가했고, 최종 협상 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다만 현지 생산 비중이 이번 결정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세부 평가 내용은 오는 18일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한 척으로 끝나지 않는다…2037년까지 신형 호위함 4척
태국 해군 함정들이 해상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태국은 이번 한화오션 호위함 1척을 시작으로 2037년까지 신형 고성능 호위함 4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태국 해군 페이스북 캡처


이번 사업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한 척으로 끝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태국 해군은 2037년까지 신형 고성능 호위함 4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에 2026회계연도 예산으로 첫 함정을 도입하고, 2028회계연도에는 두 번째 함정 예산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안다만해와 타이만에 각각 필요한 수상전력을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첫 사업에는 175억 바트가 책정됐고 한화오션의 제안가는 167억 3000만 바트였다. 태국은 예산 사정 등을 고려해 신형 호위함을 한꺼번에 발주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계획대로 4척을 확보한다면 이번 한 척 이후 세 척의 추가 사업이 남는다. 국내 업계에서는 후속 사업까지 이어질 경우 전체 규모가 최대 4조원 안팎으로 커질 가능성을 거론한다.

한화오션 입장에서는 그래서 이번 선정의 의미가 크다. 첫 오션-40F가 태국 해군에 들어가면 기존 푸미폰함에서 차세대 호위함으로 이어지는 운용 계보를 만들 수 있다. 이후 후속함 사업에서도 교육·정비·군수지원의 연속성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다만 기존 운용 경험이 실제 선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태국 해군이 평가 기준과 세부 결과를 공개하면 한화오션이 어떤 부분에서 강점을 인정받았는지도 보다 분명해질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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