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불빛이 품은 찬란한 파노라마, 식장산 야경 [두시기행문]

수정 2026-09-02 15:48
입력 2026-09-02 15:48
식장산의 야경


대전 동구와 충북 옥천군의 경계에 우뚝 솟아 있는 식장산(598m)은 대전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권을 품고 있는 명산이다. 옛날에 백제와 신라의 군사들이 식량을 쌓아두고 주둔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이곳은, 울창한 숲길과 아늑한 산세를 자랑하는 평화로운 휴식처이자 전국에서 손꼽히는 야경 명소로 유명하다. 짙은 녹음이 우거진 숲을 지나 해가 저무는 시기, 어둠이 내린 대전의 찬란한 불빛을 마주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이다.

식장산 탐방의 묘미는 찻길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아늑한 임도나 숲길을 걷거나 차로 이동하여 해넘이를 준비하는 여정에 있다. 초입의 짙은 나무 그늘을 벗어나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서서히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함께 대전 시내의 윤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차분하게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 산 정상부의 전망대에 다다르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마법처럼 불을 밝히는 대전의 도심 풍경이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진다.


특히 식장산 야경의 하이라이트는 눈앞에 펼쳐지는 압도적인 대전 시가지의 빛의 파노라마에 있다. 대전역 일대를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뻗어 나간 도로의 불빛들과 수많은 아파트 단지, 고층 빌딩들이 뿜어내는 오색찬란한 야경은 마치 지상에 내려앉은 은하수처럼 황홀한 광경을 연출한다. 멀리 대청호의 검은 수면 위로 은은하게 반사되는 불빛의 여운까지 더해져, 늦은 밤까지 발걸음을 멈추고 감탄하게 만드는 특별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식장산 풍경


식장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정상 쉼터는 야경을 보러 오른 이들이 잠시 바람을 피하고 숨을 고르는 공간이다. 과거 매점이자 휴게소 역할을 하던 이곳은 현재 건물 형태로 남아 있으며, 대전 시내와 대청호 방향을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힌다. 쉼터 주변은 사방이 트여 있어 해넘이 시각부터 완전히 어둠이 내릴 때까지 시가지의 변화를 관측하기에 좋다. 야간 산행이나 드라이브로 식장산을 찾은 이들이 차가운 밤바람을 피해 머물다 가는 장소이며, 정비된 전망대와는 또 다른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대전 전역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지점이다.



식장산 정상석


야경을 감상한 뒤에는 대전 시내와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움직이기 좋다. 산에서 내려와 곧바로 도심의 인프라로 이어질 수 있어 동선에 부담이 없다. 인근에는 대청호반을 따라 조성된 드라이브 코스와 수변 산책로가 이어져 있으며, 도심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다양한 맛과 취향을 만족시키는 식당가들이 자리 잡고 있다.

글·사진 김희중 칼럼니스트 iong56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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