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병력 모을 방법 찾았다…새 동원령 대신 지방서 40만명 더 모으나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9-01 17:00
입력 2026-09-01 17:00

전국 동원령 대신 지방정부 중심 모집 검토…펜자서 새 방식 시험
러군 월 6000명씩 병력 순감소…2022년 대규모 탈출 후유증도 부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지도, 병력 모집·동원 장면을 합성한 이미지. 러시아가 새 전국 동원령 대신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추가 병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이미지. 자료사진·이미지 생성 AI 활용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전국적인 새 동원령을 내리는 대신 지방정부를 통해 최대 40만 명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전쟁연구소(ISW)는 31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한 영국 이코노미스트 보도를 토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30만~40만 명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러시아 정부가 공식 발표한 계획은 아니다.


주목되는 점은 병력을 모으는 방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푸틴 대통령이 2022년과 같은 전국적 동원령을 다시 내리지 않고 지방정부를 활용해 추가 병력을 모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당국은 공식적으로는 새 동원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지난달 28일 충분한 계약병을 확보하고 있다며 추가 동원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대규모 동원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지방에서는 기존 계약병 모집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ISW에 따르면 러시아 펜자주에서는 지난 6월부터 여러 도시에서 남성들에게 군 복무 계약을 맺도록 압박하는 모집 활동이 강화됐다.



전국 동원령 대신 지방으로…2022년 후유증 피하나
지난 4월 러시아 로스토프주 바타이스크에서 징집병들이 군 복무를 위해 집결지로 이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부분 동원령 이후 대규모 반발을 의식해 전국적인 새 동원령 대신 지방정부 중심의 병력 모집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이 전국적인 동원령을 꺼리는 배경에는 2022년 경험이 있다.

러시아는 그해 9월 예비군 30만 명 규모의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이후 징집을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이 조지아와 카자흐스탄 등 인접국으로 몰려나가면서 국경에서 긴 행렬이 이어졌다.

서방 당국은 당시와 같은 대규모 동원이 다시 이뤄지면 러시아 사회와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노동력 유출과 국민 불만이 동시에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최근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 등에서 동원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군의 병력 부족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의 손실이 계속되면 오는 9월 총선 이후 푸틴 대통령이 추가 동원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전국적 강제 동원 대신 계약병 모집과 지방별 충원을 확대하면 정치적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다. 러시아 정부가 공식 동원령 없이 병력을 계속 채워온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월 6000명씩 더 잃는다…커지는 러시아 병력난
2025년 2월 1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묘지 ‘영웅의 길’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숨진 러시아 군인들의 묘가 늘어서 있다. 러시아군은 최근 전선 손실이 신규 모집 규모를 웃돌면서 병력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문제는 현재 모집 속도가 전선 손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디언은 지난달 28일 서방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가 하루 약 1000명씩 새 병력을 모집하고 있지만 최근 두 달 동안 전장에서 잃는 병력이 모집 규모보다 매달 약 6000명 더 많다고 보도했다.

단순 계산하면 매달 약 3만 명이 새로 들어오더라도 전사·부상 등으로 빠지는 인원이 그보다 많다는 의미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최근 러시아군이 한 달에 약 3만~3만5000명의 병력을 잃고 있으며 모집 인원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때문에 러시아가 현재 나토를 상대로 또 다른 전선을 열 능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실제 30만~40만 명을 추가 확보한다면 단순한 병력 보충을 넘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를 위한 대규모 충원에 해당한다.

다만 지방정부 중심 모집만으로 이 정도 병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강제성이 커질수록 사실상 동원과 차이가 없어질 수 있고, 전선에 보낼 병력을 단기간에 대규모로 훈련하고 장비를 지급하는 문제도 남는다.

ISW는 최종적으로 대규모 강제 동원에 나설지는 푸틴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으며, 전황과 정권 안정에 대한 판단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러시아가 지방정부를 앞세워 추가 병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2022년식 동원령의 정치적 충격은 피하면서도 줄어드는 전선 병력을 채우려는 선택으로 볼 수 있다. 공식 동원 없이 최대 40만 명이라는 병력을 실제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다음 관건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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