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러 트럭 앞유리에 자폭드론 ‘푹’…그런데 안 터졌다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8-26 15:39
입력 2026-08-26 15:30

우크라 자폭드론, 크림반도 향하던 러시아 트럭에 충돌
앞유리에 그대로 박혔지만 폭발하지 않아…사진 공개

우크라이나의 자폭드론 ‘호넷’이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로 향하던 트럭 앞유리에 박혀 있다. 드론은 차량과 충돌한 뒤에도 폭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엑스(X) ‘MilitaryNewsUA’ 캡처


러시아군의 보급로를 노리던 우크라이나 자폭 드론이 러시아 트럭 앞유리에 그대로 박힌 이례적인 모습이 공개됐다. 드론은 차량 유리를 뚫고 들어갔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탄두가 폭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TWZ)은 우크라이나군이 운용하는 ‘호넷’(Hornet) 단방향 공격 드론이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에서 러시아 트럭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사진에는 소형 고정익 드론 한 대가 트럭 앞유리를 뚫고 운전석 쪽에 걸쳐 있는 모습이 담겼다. 날개 일부는 차량 밖으로 튀어나와 있고 기체 앞부분은 운전석 내부까지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를 전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밀리터리뉴스UA’는 이 드론이 폭발하지 않은 채 차량에 박혔다고 전했다. 다만 당시 트럭 운전자의 상태와 차량이 어떤 물자를 운반하고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TWZ 역시 이번 사례를 우크라이나의 중거리 드론 공격이 항상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례로 소개했다.

트럭·유조차 노리는 ‘호넷’…러 보급로 사냥이번에 등장한 호넷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후방 보급망을 공격하는 데 활용하는 고정익 공격 드론 가운데 하나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전선에서 수십~수백㎞ 떨어진 도로와 철도에 드론을 보내 러시아군 트럭과 유조차, 열차 등 군수 물류를 집중적으로 노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육상 통로는 주요 공격 대상이다.

TWZ가 지난 6월 우크라이나 아조우 제1군단 무인체계 담당 장교를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호넷과 다츠(Darts) 등 비교적 저렴한 고정익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보급 차량을 추적한다.

운용 방식도 독특하다. 우크라이나군은 특정 도로나 구간을 각 드론 부대에 배정한 뒤 드론을 일종의 ‘사냥 모드’로 투입한다. 정보 당국이 우선 공격할 차량 유형을 지정하고, 인공지능(AI)과 운용자가 함께 표적을 식별하는 방식이다.

기본형 호넷의 최대 비행거리는 약 50㎞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개량형을 운용하고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 측 관계자는 중거리 드론 작전을 통해 최대 약 250㎞ 떨어진 지역까지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개조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값싼 드론으로 후방 물류 타격…러도 방어 골머리우크라이나가 이런 공격을 확대하는 이유는 러시아군 전투부대 자체보다 이를 움직이게 하는 후방 물류망을 흔들기 위해서다.

전차와 장갑차가 전선에서 싸우려면 연료와 탄약, 부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으로 트럭과 유조차가 집중되는 도로를 반복해서 공격하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러시아군 보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드론은 유인 전투기나 미사일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같은 지역에 반복적으로 투입하기 쉽다. 한두 대를 격추하거나 이번 사례처럼 불발되더라도 여러 대를 계속 보내 보급 차량을 압박할 수 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확대에 대응해 방어책을 강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중요 기반 시설을 운영하는 민간 기업이 드론 방어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해당 시설을 일시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까지 내놨다.

이번 사진 속 호넷은 목표물을 파괴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트럭 앞유리에 드론이 그대로 박힌 모습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전선 너머 러시아군의 도로와 물류망까지 일상적인 위협으로 번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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