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현실화…엔비디아 칩 장착 러 AI 드론, 100% 자체 판단 민간인 살해 [밀리터리+]

박종익 기자
수정 2026-08-25 11:00
입력 2026-08-25 11:00
러시아가 인공지능(AI)에 의해 완전히 유도되는 드론으로 민간인들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 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인간의 개입 없이 표적을 선택해 공격하는 AI 자율 살상 드론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드론이 사용된 것은 지난달 6일로, 당시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소재 주유소의 프로판 탱크 시설을 공격하면서 19세 대학생과 41, 48세 남성 등 총 3명이 사망했다. 이 같은 사실은 우크라이나군과 드론·포렌식(디지털 증거 추출)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 이번 공격이 충격적인 이유는 인간의 개입 없이 AI 판단만으로 공격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기존 AI 드론은 조종사가 타격을 최종 승인하는 방식이지만 이번에는 AI가 100% 자체 판단으로 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에 대한 근거로 드론에 조종사와 통신할 수 있는 안테나가 없지만, 비디오카메라는 탑재된 점, 약 6대 정도 무리를 지어 비행했지만 어느 드론도 무선 신호를 송신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드론에서 엔비디아의 초소형 컴퓨터 ‘젯슨 오린’이 탑재된 것도 확인됐다. 젯슨 오린은 스마트 가전 등에 널리 쓰이는 제품으로 카메라와 연동해 최종 단계에서 표적을 식별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조종사가 이 드론에 특정 목표물(주유소)로 비행하도록 프로그래밍하면, 드론이 이곳에 접근하면서 사전 학습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프로판 탱크와 같은 최종 목표물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와드와니 AI센터의 카테리나 본다르 수석 연구원은 “러시아가 자율형 AI를 실험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며 이를 통해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최초 사례라고 지적했다. 자포리자 방공사령관인 세르히 미나예우 대령도 “이는 전 세계에 대한 위험”이라며 “몇 년 안에 ‘터미네이터’ 속에 사는 것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농담이 아니라, 기계들이 공격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은 지난 12일 이달 자국 공격에 사용된 신형 러시아 순항미사일 ‘S-71M 모노크롬’에서도 젯슨 오린이 발견됐다며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이는 러시아가 신형 무기에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구하기 쉬운 젯슨 오린을 확보해 미사일과 드론의 ‘두뇌’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 측은 “학생·개발자·스타트업 등에 판매돼 광범위한 용도로 활용되는 소비자용 제품”이라면서 “이 제품이 현재 러시아에 수출되지 않지만, 재판매 업체를 통해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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