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선거하면 나라 망한다”…젤렌스키, 러 30만명 추가 징집 경고하며 ‘불가’ 쐐기 [이슈분석+]

박종익 기자
수정 2026-08-24 10:50
입력 2026-08-24 10:50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위협을 강조하며 전시 선거 가능성을 일축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3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가 올해 말 30만 명의 병력을 추가로 동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러시아는 올해 들어 26만 7000명의 병력을 잃었으며, 그중 약 15만 5000명이 현재까지 사망했다”면서 “9월 총선 이후 30만 명을 추가 동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연말까지 도네츠크 점령을 완료하라고 장군들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 이후 그들이 대규모 동원을 감행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주요 도시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새로 동원된 30만 명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우리가 전멸시킬 것”이라고 단언했다.
앞서 지난 2022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30만 명 규모의 부분 동원령을 선포했다. 이에 러시아 전역이 큰 충격에 빠지며 반대 시위가 일어나고 젊은 남성들의 대규모 국외 탈출이 이어졌다. 이 같은 경험 때문에 러시아 정부는 그간 추가 동원령을 극도로 자제해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장은 여론 때문에 선거 이후 동원령이 내려질 것이고,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같은 대도시에서는 강제 징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대도시에는 러시아의 부유층과 엘리트층 자녀들이 살기 때문에 만약 대규모 징집이 이루어지면 푸틴 정권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30만 명 동원 발언에 앞서 일각에서 제기된 전시 선거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이런 전쟁 상황에서 선거는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당장 선거를 치른다면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킬 쓰나미가 된다”면서 “만일 우리가 나라를 파괴하고 싶다면 전시 선거를 치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영웅’으로 불리는 미하일로 페도로우(35) 전 국방장관의 전시 선거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지난 18일 “장기화한 전쟁 속에서도 완전한 민주적 절차를 회복해야 한다”면서 전시 대통령 선거 실시를 촉구한 바 있다. 이처럼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30만 명 추가 징집으로 인한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내부를 분열시키는 전시 선거를 절대 치를 수 없다는 명분을 세운 셈이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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