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시대에 대응하는 저가형 무인 잠수정 ‘하달루스’ [핵잼 사이언스]
수정 2026-08-19 16:47
입력 2026-08-19 16:47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쟁의 승패와 무관하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려줬다. 바로 현대전은 드론전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특히 드론이 큰 활약을 한 지상전은 물론 앞으로 해상전에서 드론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이 커질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의 저렴한 무인 자폭 드론 보트가 고가의 러시아 해군 함정을 격침시킨 것을 본 세계 각국은 드론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면서 동시에 더 진보된 무인 수상정과 잠수정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미 해군이 최근 신형 저비용 장거리 무인 잠수정(UUV)인 하달루스(HADALUS)를 로드아일랜드주 포츠머스에서 수중 진수하고 물속에서 여러 가지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미 해군은 이미 이란 전쟁에서 조종사 구출 및 자폭 임무에 무인 수상정을 사용하는 등 무인 수상정과 잠수정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하달루스는 이들과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 바로 비슷한 크기의 잠수정 대비 3분의 1에서 5분의 1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과 대량 생산 가능성이다.
하달루스는 미국의 주요 방산업체인 레이시온과 파트너인 컴포지트 에너지 테크놀로지(CET)가 함께 개발했다. 두 회사는 개념 설계부터 작동 가능한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18개월도 걸리지 않았는데, 이는 하달루스의 독특한 설계 방식 덕분이다.
잠수함 제조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바로 높은 수압을 견딜 수 있는 밀폐된 선체를 제조하는 것이다. 기존의 금속 소재로 된 선체는 두껍고 무거워서 대형 잠수함일수록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이유가 됐다.
하달루스는 물이 선체 안으로 자유롭게 들어오는 자유 범람형 완전 탄소 섬유 외골격이라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어차피 사람이 타지 않는 작은 무인 잠수정인 만큼 내부를 밀폐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물이 들어오게 만든 것이다. 덕분에 선체는 매우 가벼운 탄소 섬유로 제작할 수 있다. 높은 수압을 견디는 것은 개별적인 밀폐형 배터리 팩과 동력 시스템, 전자 시스템이다. 이들을 모듈형으로 작게 만들면 교체도 쉽고 분해 조립도 쉬워진다.
하달루스는 길이 10m에 너비 1.8m 정도 되는 무인 잠수정으로 최대 3700㎞ 항해가 가능하다. 배터리에 의존하지만 생각보다 항속거리가 긴 비결은 가벼운 선체에 있다. 여기에 과거 밀폐형 금속 선체 잠수함과 달리 쉽게 분해 조립이 가능해서 6m 길이 표준 컨테이너에 쉽게 실을 수 있다. 덕분에 대량 생산에 유리하고 고장 나도 부품을 간단히 교체할 수 있다. 기존의 잠수함이 배터리만 교체하려고 해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발생했던 것과 비교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드론은 전장에서 빠르게 소모되는 만큼 저렴한 가격에 빠르게 대량 생산이 가능해야 실전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달루스는 아직 테스트 중인 무기로 실전 배치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존 무인 잠수정보다 훨씬 저렴하고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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