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 사려면 2030년까지?…납기 빠른 KF-21 뜨나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8-19 19:00
입력 2026-08-19 17:50
불가리아 추가 F-16 8대, 2027년→2030년 인도 지연 가능성
빠른 생산·납기 강점인 KF-21·FA-50 수출 경쟁력 부각
미국산 F-16 전투기의 인도 차질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글로벌 전투기 시장에서 ‘납기’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불가리아가 주문한 F-16 블록 70 추가 물량의 공급 시점이 최대 3년가량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KF-21과 FA-50 등 한국산 전투기의 빠른 생산·공급 능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18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테이블 브리핑스(Table.Briefings)에 따르면 불가리아는 F-16 블록 70 추가 도입분의 인도 지연 가능성에 대비해 전력 공백을 메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불가리아는 노후한 소련제 MiG-29를 대체하기 위해 F-16 블록 70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두 번째 물량 8대의 공급 시점이 2027년에서 최대 2030년 2분기까지 밀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군 전력 전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록히드마틴은 불가리아 국방부에 추가 물량의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고 통보하면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다. 불가리아는 2022년 두 번째 F-16 블록 70 8대를 계약했으며 계획대로라면 2027년 말까지 전량을 받을 예정이었다.
첫 번째 8대도 일정이 한 차례 밀렸다. 첫 물량은 2023년부터 받을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와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실제 도입 시점이 늦어졌다.
이에 불가리아는 F-16 전력이 완전히 자리를 잡기 전까지 생길 공백을 최소화할 대안을 찾고 있다. 테이블 브리핑스는 폴란드가 퇴역시키는 MiG-29를 임시 전력으로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신 전투기를 주문하고도 제때 받지 못하면서 중고 전투기까지 대안으로 들여다보는 셈이다.
전투기 성능만큼 중요해진 ‘언제 받을 수 있나’
이번 사례는 글로벌 전투기 시장에서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생산 능력과 공급 시점도 계약 성패를 가르는 변수로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F-16 블록 70은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최신 항전장비를 탑재한 F-16의 최신형이다. 여러 국가가 도입을 추진하면서 록히드마틴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 공장에서 수출형 F-16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주문이 몰린 상황에서 생산 일정이 흔들리면 신규 구매국도 실제로 언제 기체를 받을 수 있는지를 따질 수밖에 없다. 특히 노후 전투기를 서둘러 교체해야 하거나 안보 위협이 커진 국가에는 수년의 대기 기간 자체가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산 전투기가 대안으로 거론될 여지가 있다.
KF-21은 개발 단계를 넘어 양산과 전력화 단계에 들어갔다. 한국은 지난 3월 첫 양산형 KF-21 출고 행사를 열었으며 공군은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전력화에 나설 예정이다. 정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내 배치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KF-21은 최신 4.5세대 전투기를 원하는 국가에 성능뿐 아니라 생산 속도와 공급 능력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다. 아직 해외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지만 KAI는 여러 국가를 상대로 판매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FA-50으로 입증한 ‘빠른 공급’…KF-21에도 이어질까
KAI는 FA-50 수출을 통해 신속한 공급 능력을 이미 보여줬다. 대표적인 사례가 폴란드다.
폴란드는 2022년 FA-50 48대를 계약한 뒤 이듬해 첫 12대를 넘겨받았다. 계약 후 1년여 만에 첫 물량을 인도하면서 빠른 생산 속도가 부각됐다.
필리핀도 지난해 FA-50 12대를 추가 주문했다. KAI는 2030년까지 전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필리핀은 앞서 2014년 FA-50 12대를 계약해 2017년까지 모두 넘겨받은 경험이 있다.
이 같은 납기 경쟁력은 동유럽과 동남아 등 노후 전투기 교체가 시급한 국가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FA-50은 F-16보다 경량급이고 KF-21은 아직 해외 운용 실적이 없어 두 기종을 F-16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각국이 요구하는 임무와 무장, 예산도 제각각이다.
그럼에도 불가리아 사례처럼 구매한 전투기의 도입 시점이 수년씩 흔들리면 각국의 선택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 성능과 가격 못지않게 필요한 시기에 실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KF-21 양산이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FA-50이 해외 운용 실적을 꾸준히 쌓는다면 KAI에는 이런 시장 변화를 파고들 기회가 생긴다.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한국산 기체의 경쟁력도 이제 ‘얼마나 잘 싸우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공급할 수 있느냐’까지 함께 평가받게 됐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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