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또 만나겠다” 트럼프 속내 이것?…한미훈련 줄이더니 ‘핵담판’ 추진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8-19 10:20
입력 2026-08-19 10:20
美 당국자 “이르면 올가을 대면 회담”…11월 中 APEC 계기 거론
北 핵전력 7년 전보다 강해져…김정은 협상력도 커졌다는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올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마주 앉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한 직후여서 북미 대화 재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김 위원장과 연내 대면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관련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다. 이르면 올가을 회담을 열어 중단된 북미 핵협상을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아시아 순방 기간 김 위원장을 만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미국 정부가 아직 공식적인 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한 단계는 아니다. 백악관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만날 것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시아 순방 때도 김 위원장과 만남을 시도했다. 당시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전해달라고 요청했고 평양 역시 비공개로 회동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촉박한 일정 탓에 실제 회담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미훈련 줄이며 김정은에 ‘회담 신호’?
이번 보도가 주목받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면서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을 “상당히 줄이라”고 지시하면서 그 이유 가운데 하나로 김 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들었다. 이는 첫 임기 당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훈련 규모를 줄였던 행보와도 닮았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WSJ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면서 연합훈련이 “김 위원장에게 자신이 회담에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줄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기회”가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합훈련 축소가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직접적인 조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훈련 축소 결정이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문제 대응과도 관련 있다고 설명하면서 여러 이유를 동시에 제시했다.
7년 전과 달라진 김정은…핵무기도 훨씬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다시 만난다면 협상 환경은 2018~2019년과 크게 달라져 있다.
두 정상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난 뒤 이듬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시설 폐기 범위와 미국의 제재 완화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2019년 판문점에서 세 번째로 만났지만 북미 핵협상은 다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그사이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은 더 강해졌다. 독립 군축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탄두 약 60개를 만들었으며 최대 90개를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을 확보했을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제프리 루이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전문가는 이 추정치조차 오래된 수치라며 현재 북한의 핵무기가 “100개대 초반”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중국과도 관계를 개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보내 실전 경험까지 쌓으면서 김 위원장이 과거보다 강한 협상 카드를 쥐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이런 상황에서 성급한 합의가 한국 등 역내 동맹국과의 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미국 내에서 제기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김 위원장과 네 번째 대면에 성공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한미훈련 축소에 이어 연내 정상회담 추진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7년 가까이 멈춰 있던 북미 정상외교가 다시 움직일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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