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독일 ‘AI 자폭드론’ 띄웠다…100㎞ 날아가 표적 스스로 찾는다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8-18 13:40
입력 2026-08-18 13:40

獨 헬싱 ‘HX-2’ 일본서 실증…AI로 표적 탐지·식별
우크라전서 주목받은 자율타격 기술…日 육상자위대 도입 검토

2025년 10월 7일 독일 아우구스트도르프에서 열린 독일 육군 제21기갑여단 예하 제215포병대대 창설 행사에 헬싱의 배회형 자폭드론 ‘HX-2’가 전시돼 있다. 일본 육상자위대는 최근 최대 100㎞를 비행하며 AI로 표적을 탐지·식별할 수 있는 HX-2의 야전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육상자위대가 독일 방산 스타트업 헬싱(Helsing)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자폭 드론 ‘HX-2’를 시험하고 있다. 최대 100㎞를 비행하면서 AI로 표적을 탐지·재식별할 수 있는 무기로, 일본이 장거리 정밀 타격과 무인 전력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육상자위대는 현재 HX-2를 대상으로 야전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시험은 오는 9월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헬싱은 올해 초 일본 정부가 자사 체계를 사용하는 데 관한 ‘초기 합의’를 맺었다고 밝혔으며, 일본 전자상거래·금융기업 라쿠텐이 최종 계약 성사를 지원하고 있다.


독일 방산기업 헬싱의 AI 기반 배회형 자폭드론 ‘HX-2’가 야전 시험에서 장갑차 표적을 향해 비행하고 있다. HX-2는 최대 100㎞를 비행하며 탑재 AI를 활용해 표적을 탐지·식별하도록 설계됐다. 헬싱 제공·영상 캡처


HX-2는 헬싱이 2024년 12월 처음 공개한 전기 추진 방식의 X자형 정밀 타격 드론이다. 최대 비행거리는 100㎞, 중량은 약 12㎏이며 최고 속도는 시속 220㎞에 이른다. 대전차용 등 여러 종류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어 포병이나 장갑차 등 다양한 표적을 공격하도록 설계됐다.

GPS 끊겨도 표적 찾아간다…핵심은 ‘온보드 AI’
독일 방산기업 헬싱이 개발한 AI 기반 배회형 자폭드론 ‘HX-2’가 비행하고 있다. HX-2는 최대 100㎞를 비행하며 GPS나 통신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탑재 AI를 활용해 표적을 탐지·식별하도록 설계됐다. 헬싱 제공




HX-2의 핵심은 기체 자체에 탑재한 AI다. 헬싱에 따르면 HX-2는 외부 신호나 지속적인 데이터 연결이 끊긴 상황에서도 표적을 검색하고 다시 식별할 수 있다. GPS 교란이나 통신 방해가 심한 전자전 환경에서도 임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다만 표적 공격 등 모든 핵심 결정에는 인간 운용자가 개입하도록 했다.

헬싱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축적한 경험을 HX-2 개발에 반영했다. 회사 측은 AI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GPS·통신 교란에 대한 생존성을 높였다고 설명한다. 여러 대의 HX-2를 자사의 ‘알트라(Altra)’ 정찰·타격 소프트웨어에 연결하면 단일 운용자가 다수 기체를 동시에 통제하는 군집 운용도 가능하다.

헬싱은 최근 여러 국가 군과 HX-2 야전 시험도 진행했다. 회사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동·수동 표적 인식 능력을 시험했고, 병사들이 몇 시간의 교육만 받은 뒤 직접 기체를 운용해 표적 타격까지 수행했다고 밝혔다.

日, 해외 자폭드론 잇달아 시험…무인 전력 강화 속도
2026년 6월 28일 일본 오이타현 유후에서 열린 미 해병대와의 연례 ‘리졸트 드래곤’ 훈련에서 일본 자위대 대원이 SOTEN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독일 헬싱의 AI 기반 자폭드론 ‘HX-2’를 포함해 다양한 무인 전력 도입 시험을 확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이 HX-2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중국을 의식한 방위력 강화 기조가 있다. 로이터는 일본이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대응해 육상자위대 현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HX-2를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일본이 방위비를 크게 늘리고 무기 수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해외 방산업체들도 일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라쿠텐은 헬싱의 일본 시장 진입을 돕는 중개 역할을 맡았다. 라쿠텐 측은 일본 방산 시장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들이 복잡한 조달 절차와 정부 기관과의 소통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자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첨단 기술기업과 정부 수요를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라쿠텐은 앞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우크라이나 드론 소프트웨어 업체 스워머(Swarmer)의 일본군 시연도 지원했다. 지난 4월 말 진행된 시험에서는 AI 소프트웨어가 여러 대의 드론을 통제해 표적을 탐색하고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일본이 특정 기종 하나가 아니라 AI 기반 군집 드론과 자폭 드론 등 다양한 무인 전력을 잇따라 시험하고 있다는 의미다.

헬싱은 2021년 독일 뮌헨에서 출범해 전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AI 소프트웨어에서 출발한 뒤 자율 타격 드론과 수중 감시 체계 등으로 사업을 넓혔다. 최근에는 독일 정부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에 드론을 공급하고 있으며, 지난 7월 18억 달러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일본이 진행 중인 HX-2 시험은 오는 9월 말까지 계속된다. 초기 합의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면 일본 육상자위대는 최대 100㎞ 밖 표적을 AI로 탐색·식별하고 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 장거리 무인 전력을 확보하게 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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