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꺾은 TKMS, 또 K조선 발목 잡나?…이란전 뒤 중동서 ‘러브콜’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8-13 10:30
입력 2026-08-13 10:30
TKMS “이란전 이후 중동서 기뢰대항체계 수요 증가”
매출 성장률 10~12%로 상향…수주잔고 201억 유로
독일 방산 조선업체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이란전 이후 중동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고 있다.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에서 한화오션을 제친 TKMS가 유럽과 아시아에 이어 중동까지 사업 무대를 넓히면서 해외 함정 시장을 공략하는 K조선의 또 다른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리버 부르크하르트 TK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9개월 실적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란전 이후 중동에서 회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뢰대항체계(MCM)를 수요 증가가 나타나는 분야로 꼽았다.
부르크하르트 CEO는 이 같은 수요에 대해 “전에는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중동의 안보 환경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새로 생긴 수요가 실제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기뢰대항체계는 바다에 설치된 기뢰를 탐지·식별·제거해 함정과 상선이 안전하게 항해하도록 돕는 전력이다. 이란전을 거치며 중동 해상교통로의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관련 장비와 함정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TKMS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회사는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10~12%로 끌어올렸다. 6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201억 유로(약 33조 7000억원)에 달했다.
이란전 뒤 ‘없던 수요’까지…TKMS 사업영역 넓힌다
이번 중동 수요 증가는 TKMS가 이미 세계 곳곳에서 대형 함정 사업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최대 12척 규모의 차기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TKMS의 212CD급 잠수함을 선정했다. 한화오션도 KSS-Ⅲ 배치Ⅱ를 앞세워 경쟁했지만 최종 관문을 넘지 못했다.
TKMS는 독일에서도 MEKO A-200 DEU급 호위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해군은 우선 4척을 도입하고 추가 옵션을 행사하면 최대 8척까지 늘릴 수 있다.
아시아에서도 주문을 노린다. TKMS는 인도 국영 마자곤도크조선소(MDL)와 잠수함 6척을 공동 건조하는 ‘프로젝트 75I’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80억 달러(약 11조 5000억원)로 거론된다.
캐나다와 독일, 인도에서 대형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동에서도 이전에는 없던 수요가 생기면서 TKMS의 활동 무대가 한층 넓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캐나다서 한화오션 제친 TKMS…중동서 또 경쟁할까
TKMS의 중동 확대 움직임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에도 관심거리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TKMS와 정면 승부를 벌였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후 중동을 비롯한 해외 잠수함 시장에서 새로운 수출 기회를 찾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호위함과 초계함 등 수상함을 앞세워 해외 해군 함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여기에 TKMS가 중동에서 새로운 수요를 확인하면서 향후 현지 함정·해양방산 사업에서 K조선과 다시 마주칠 가능성도 생겼다. 중동 국가들이 이란전을 계기로 기뢰대항전력을 넘어 잠수함과 호위함 등 해군 전력 확충에 나설 경우 경쟁 범위는 더 넓어질 수 있다.
다만 아직 TKMS와 국내 조선업체가 중동의 특정 사업에서 직접 맞붙고 있는 것은 아니다. TKMS 역시 현재 확인된 것은 기뢰대항체계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새롭게 나타났다는 점이며 구체적인 국가나 사업 규모, 계약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TKMS가 캐나다 잠수함을 비롯해 독일 호위함과 인도 잠수함 등으로 수주 기반을 넓힌 상황에서 중동까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점은 K조선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캐나다에서 한화오션을 제친 TKMS가 중동에서도 K조선의 경쟁자로 다시 등장할지 주목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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