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장해제” 자랑하더니…하마스 “중화기 안 버려”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7-31 22:02
입력 2026-07-31 21:30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철군해야”…무장해제에 조건
하마스 “중화기 폐기 않고 행정위원회 감독 아래 보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칼릴 알하야 하마스 정치국장. 트럼프는 2020년 5월 21일 촬영된 모습이며, 알하야는 2022년 10월 19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기자회견하는 모습이다. 뒤쪽 가자지구 폐허와 무기 장면은 인공지능(AI)으로 생성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합성 이미지.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해제’를 선언했지만, 하마스는 중화기를 폐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과 철군 등 합의 사항을 이행해야 무기를 넘기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3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하마스 측 핵심 협상가인 가지 하마드는 가자지구 장기 휴전안을 관리하는 ‘평화위원회’와 무기 포기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드는 “이번 합의는 하나의 패키지”라며 “이스라엘이 약속을 이행하기 전에는 무기와 관련한 어떤 조치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하마스도 무장해제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하마스가 요구한 조건에는 이스라엘군의 공격과 표적 살해 중단, 이른바 ‘옐로 라인’까지의 병력 철수, 인도적 지원 확대가 포함됐다. 평화위원회가 임명한 팔레스타인 기술관료 조직인 가자행정국가위원회(NCAG)도 가자지구에 들어가 통치권을 넘겨받아야 한다.

“중화기 폐기 없다”…경찰 무기부터 이관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2025년 2월 8일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의 한 거리에서 무기를 든 채 순찰하고 있다. 하마스는 최근 무장해제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중화기는 폐기하지 않고 별도 행정기구의 감독 아래 보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마스는 경찰이 보유한 무기부터 가자행정국가위원회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위원회가 가자지구 민간 행정을 담당하면 치안용 무기를 먼저 이관하고 다른 무기들은 단계적으로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하마드는 하마스의 중화기를 해체하거나 폐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신 이를 가자행정국가위원회의 감독 아래 보관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완전한 무장해제’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하마드는 과거 휴전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합의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카타르, 튀르키예, 이집트 등 보증국들이 이스라엘의 이행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승인을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완전 해제’ 선언…이스라엘 반응이 관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6월 8일 메릴랜드주 헤이거스타운 지역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마스를 비롯한 가자지구 무장단체들이 ‘완전한 무장해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마스를 비롯한 가자지구 내 모든 무장단체가 완전히 무장해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번 합의를 “지속적인 평화와 안보를 향한 기념비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미국 측은 하마스와 다른 무장단체들이 경찰 무기를 시작으로 개인화기까지 차례로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는 합의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반박해 가자지구 내 모든 무장세력의 동의 여부도 불투명하다.

국제사회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독일은 실제 무장해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영국은 평화협상의 진전을 환영하면서도 이스라엘 정부의 답변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협상의 성패는 이스라엘의 선이행 여부와 중화기 처리 방식에 달렸다. 트럼프가 내세운 ‘완전한 무장해제’와 하마스가 주장하는 ‘조건부 보관’ 사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 합의가 실행 단계에서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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