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엇 약속 뒤집나…트럼프에 또 뒤통수 맞은 젤렌스키?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7-31 11:20
입력 2026-07-31 11:20

나토 정상회의선 “생산 면허 부여” 공언
젤렌스키 발표 이틀 뒤 “확신 못해·검토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발사 장면과 합성한 이미지. 트럼프 사진은 지난 6월 4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사진은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에서 촬영됐다. 로이터·AP·록히드마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면허를 내줄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의 동의를 얻었다고 발표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온도 차를 드러낸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전화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생산 면허를 부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확신하지 못한다”며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트리엇은 매우 비범한 무기”라며 “우리는 누구에게 생산 면허를 내줄지 조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좀처럼 다른 나라에 무기 생산 면허를 내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밝힌 방침보다 한발 물러선 발언이다.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생산 면허를 부여하겠다고 공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28일 백악관 회담 직후 전한 내용과도 차이가 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문제를 논의했다며 “우리에게 생산 면허를 주게 될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면허 주겠다”더니…젤렌스키 발표 이틀 만에 달라진 말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담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면허 부여 방침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UPI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생산 면허를 확보하는 방안을 중요한 외교적 성과로 내세워 왔다. 러시아군이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로 주요 도시와 기반시설을 공격하면서 패트리엇 체계와 요격탄 확보가 국가 방공망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패트리엇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대표적인 서방 방공체계다.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RTX가 관련 요격미사일과 체계를 생산한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최근 생산업체 관계자들과 직접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업체 대표들과 회의했다”며 “공동생산을 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면허 부여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협상의 최종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미국 정부가 면허를 승인하지 않거나 결정을 늦추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내세운 외교 성과도 흔들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을 완전히 번복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그는 면허 부여를 거부한다고 선언하지 않고 “검토 중”이라는 여지를 남겼다. 다만 나토 정상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약속했던 사안을 두고 신중론을 꺼낸 만큼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최종 결정을 다시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미사일 아닌 평화 찾는다”…美 특사 우크라 첫 방문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왼쪽)와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안보 관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두 사람은 특사 활동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예정이다.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무기 지원보다 전쟁 종식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아주 간단히 말하면 우리는 러시아와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를 원한다”며 “나는 미사일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평화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등 대통령 특사 2명이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두 사람은 특사로 활동하며 러시아를 방문했지만 우크라이나를 직접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종전 협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패트리엇 생산 면허 문제가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협상을 우선하면서 무기 지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경우 우크라이나가 기대했던 패트리엇 공동생산 구상도 장기 과제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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