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송에 ‘AI 사극’ 나왔다 “신선한데…얼굴 똑같고 표정에 영혼 없어” [여기는 중국]

수정 2026-07-31 11:17
입력 2026-07-31 11:17
중국에서 AI로 제작한 20부작 사극 ‘도화담기’의 한 장면. 지무신문 캡처


중국에서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사극이 정식으로 방영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작비를 줄이는 새로운 영상 기법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인물의 표정과 움직임이 어색해 몰입하기 어렵다는 혹평이 엇갈렸다.

31일 중국 언론 시나재경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위성TV는 지난 22일부터 매일 오후 9시 50분 AI 사극 ‘도화담기’(桃花潭记)를 방송하고 있다. 전체 20부작으로, 1회당 방영 시간은 약 10분이다.


방송 화면에는 ‘AI 제작’이라는 문구가 계속 표시되며, 엔딩 크레딧에는 ‘AIGC 디렉팅’이라는 문구도 등장한다. 몇 분짜리 실험 영상이나 예고편이 아니라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완결된 줄거리를 갖춘 정식 드라마다.

도화담기는 지난 4일 중국중앙방송총국의 동영상 플랫폼 ‘양스핀’(央视频)에 먼저 공개된 뒤 안후이위성TV로 방송 범위를 넓혔다.

이 작품은 올해 2분기 인터넷 드라마 유통 허가를 받은 20부작 웹 미니드라마로 등록돼 있다. 제작진과 현지 매체는 도화담기를 중국에서 처음으로 유통 허가를 받아 위성TV에 진출한 AI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AI라서 신선” vs “인물이 모두 같은 얼굴”

이야기의 배경은 명나라 제13대 황제인 만력제가 통치하던 16세기 후반이다. 신분을 숨긴 황실 호위무사가 안후이성 징현의 한 종이 공방에 잠입한 뒤 여성 장인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고 전통 선지 제작 기술을 지킨다는 내용이다.

작품은 안후이성 징현의 무형문화유산인 전통 선지 제작 기술을 주요 소재로 삼았다. 고대 방식으로 선지를 만드는 108개 공정이 단순한 배경에 머물지 않고 사건을 풀어가는 핵심 장치로 활용됐다.

중국에서 AI로 제작한 20부작 사극 ‘도화담기’의 한 장면. 지무신문 캡처


방송 이후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AI 드라마의 완성도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이어졌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누리꾼들은 “안후이위성TV는 시대를 앞서간다”, “배우의 사생활 논란이나 출연 순서를 둘러싼 갈등이 없겠다”, “배경과 화면이 아름답다”, “영상 콘텐츠에 새로운 형식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일부는 “고액 출연료를 받으면서 발연기하는 배우보다 AI가 낫다”, “AI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보면 꽤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인물의 얼굴과 표정, 움직임이 지나치게 인위적이라는 지적도 쏟아졌다. “배우들의 눈빛이 너무 부자연스럽다”, “뒤에 서 있는 조연들이 모두 같은 얼굴이다”, “AI 배우는 표정과 연기의 영혼이 없다”, “등장인물이 비슷하게 생겨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10분도 안 본 것 같은데 한 회가 끝났다”, “실사 드라마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에 가깝다”, “안후이위성TV가 제작비를 아끼는 방법을 제대로 안다”는 댓글에는 많은 공감이 달렸다.

특히 기쁠 때는 정형화된 미소를 짓고 슬플 때는 눈을 내리까는 식으로 감정 표현이 반복된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혔다. 얼굴 피부의 질감과 빛의 표현, 몸의 움직임에서도 실제 배우와 뚜렷한 차이가 난다는 평가다.

AI가 제작 과정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배우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AI 음악에 이어 AI 드라마까지 TV에서 방영된다”며 “몇 년 뒤에는 진짜 배우와 가수가 만든 작품을 과거 영상으로만 보게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