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영웅’ 국방장관 잘랐다가…젤렌스키, 외통수에 리더십 치명상 입나 [이슈분석+]

박종익 기자
수정 2026-07-23 17:00
입력 2026-07-23 17:00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중 ‘드론 영웅’을 잘랐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영국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해임된 미하일로 페도로우(35)를 다시 국방장관에 앉히라는 강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혁신적인 드론 전술을 주도해 스타가 된 페도로우 국방장관을 지난 15일 전격 경질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정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개각”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으나 전쟁 중 호평받던 장수를 바꿨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문이 제기됐다.
표면적인 경질 이유는 페도로우 전 장관과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간의 전략 전술의 갈등 때문으로 알려졌다. 페도로우는 드론 중심의 비대칭 현대전을 주장한 것과 달리 시르스키는 전통적인 군 지휘 방식을 고수해왔다.
페도로우의 경질 사실이 알려지자 군 수뇌부 간의 극심한 내분이 일었고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으며 시르스키 퇴진 요구가 빗발쳤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시위대 요구를 수용해 시르스키를 경질하고 후임으로 미하일로 드라파티(43) 합동전력사령관을 임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시위대는 페도로우가 국방장관에 복직할 때 까지 전국적인 무기한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현재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우헨 흐마라 국가보안국(SBU) 국장 권한대행을 국방장관 권한대행으로 임명하고 의회에 임명 동의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고위 군 소식통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중대한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그가 결정(해임)을 번복한다면 이는 페도로우에게 큰 승리가 될 것”이라면서 “젤렌스키에게는 굴욕적인 일이 될 것이지만 만약 결정을 번복하지 않으면 시위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페도로우 경질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질적인 잠재적 대권 경쟁자 쳐내기라는 해석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과거 자신보다 인기가 높았던 발레리 잘루즈니 전 군 총사령관을 경질해 영국 대사로 보낸 전적이 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페도로우 경질 후 그에게 기술 개발 담당 부총리직을 제안했으나 단박에 거절당했다. 페도로우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 전환부 장관을 역임했다. 군사, 정치 경험이 거의 없으나 디지털 전환부 장관 당시 우크라이나군에 드론 기술을 앞장서 도입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월 그를 국방장관에 전격 기용하며 힘을 실어줬고 실제로 장거리 드론을 앞세워 전황의 흐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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