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엔 미사일·지하는 탄약고”…러, 자포리자 원전 군사기지화 했나? [핫이슈]

박종익 기자
수정 2026-07-14 16:30
입력 2026-07-14 16:30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HUR)은 13일(현지시간) 공식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임시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전을 고도로 요새화된 군사기지로 탈바꿈시켰다”면서 “이러한 군사화는 심각한 핵 안전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자포리자 원전을 현재 무기 저장, 병력 배치, 드론 작전 지원 등에 활용하고 있다. 원자로 터빈실 내부에는 군용 차량이 배치됐고 지하와 방공호가 탄약고로 개조됐으며 원자로 건물 옥상에는 기관총 진지와 미사일 시스템이 설치됐다는 것이 HUR 주장이다. 또한 HUR은 “원전 내부를 자폭 드론의 발사 및 통제 기지로 삼아 전방을 타격하고 있다”면서 “원전 주변 외곽 전역에 참호, 군용 벙커, 안티 드론 철망을 설치해 활발한 전투 기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HUR의 주장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핵시설을 러시아가 방패로 삼아 미사일과 드론을 쏘아대는 전방 요새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포리자 원전은 원자로 6기를 갖춘 유럽 최대 원전으로 우크라이나 동남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있다. 특히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에도 한동안 가동되면서 한때 양측의 전투로 외부 전력 공급이 여러 차례 중단되는 등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2022년 9월 자포리자 원전은 가동을 중단했으나 원자로 내부에 핵연료는 여전히 냉각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전력 공급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양국의 군사 충돌로 여러 차례 외부 전력 공급이 차단됐는데, 개전 이후 무려 21차례나 반복됐다.
여기에 용수 공급도 주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HUR에 따르면 원래 자포리자 원전은 인근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와 냉각수로 사용했으나 2023년 인근 댐이 폭파돼 완전히 말라버렸다. 이후 현재는 원전 옆에 인위적으로 가둔 대형 냉각 연못을 사용하는데, 최근 수위가 12.86m로, 최소 요구 수위인 15m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자폭 드론과 포격을 동원해 원전 주변의 전력선과 핵심 인프라를 의도적으로 타격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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