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호재’ 터졌다…K9 막던 스페인 11조 소송전, 판 뒤집히나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6-28 16:22
입력 2026-06-28 16:22

인드라·산타바바라, 법정 공방 접고 공동 참여 협상
K9 기반 궤도형 자주포 현지 생산·기술협력 탄력

스페인 차세대 궤도형 자주포 사업의 기반 플랫폼으로 제안된 K9 자주포. 현지 방산업체 인드라와 산타바바라가 공동 참여 협상에 나서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현지 생산 계획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스페인 차세대 자주포 사업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을 벌여온 현지 방산업체들이 공동 참여를 위한 협상에 나섰다. 갈등이 봉합되면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를 기반으로 추진하는 현지 생산 사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스페인 일간 ABC 등에 따르면 현지 최대 방산기업 인드라와 제너럴다이내믹스 유럽지상시스템(GDELS)의 스페인 자회사 산타바바라 시스테마스는 자주포 사업 공동 참여 방안을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GDELS 측 관계자는 양사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최종 합의하면 산타바바라는 스페인 대법원과 국립법원에 제기한 행정소송을 취하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 회사의 갈등은 스페인 국방부가 추진하는 차륜형·궤도형 자주포 사업에서 시작됐다. 두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각각 26억 8600만 유로와 45억 5400만 유로로, 합계 72억 4000만 유로(약 11조 원)에 이른다.

스페인 국방부는 인드라와 에스크리바노가 구성한 임시기업연합을 사업 주계약자로 선정했다. 이에 산타바바라는 선정 과정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전 끝내고 ‘한배’ 타나
스페인 세비야 인근 알칼라 데 과다이라에 있는 산타바바라 시스테마스 생산시설. 자주포 사업을 두고 인드라와 법정 공방을 벌여온 산타바바라가 공동 참여 협상을 진행하면서, K9 기반 궤도형 자주포의 현지 생산 계획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EFE 연합뉴스


인드라와 산타바바라가 타협하면 양사는 경쟁자에서 공동 사업자로 관계를 바꾸게 된다.

인드라는 당초 산타바바라에 하도급 참여를 제안했지만, 산타바바라는 차량 선체와 지상무기 생산 경험을 내세워 사업을 함께 이끄는 파트너 지위를 요구했다.

현재 양측은 합작법인 설립을 포함한 여러 협력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드라가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산타바바라가 현지 생산과 체계 통합에 참여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이번 협상은 K9 기반 궤도형 자주포 사업과 직접 맞물린다. 인드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해 K9 플랫폼을 스페인 육군 요구에 맞게 개조하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에스크리바노는 화포 제작을 맡고, 인드라는 전투체계와 사업 관리를 주도할 예정이다. 여기에 산타바바라가 합류하면 기존 공장과 생산 인력, 장갑차·무기체계 제작 경험까지 활용할 수 있다.

K9 현지 생산에 청신호
한국 육군 K9 자주포들이 일제히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K9은 폴란드와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등 여러 유럽 국가에 수출됐으며, 스페인에서도 현지 생산을 전제로 한 차세대 궤도형 자주포 사업의 기반 플랫폼으로 제안됐다. 육군 제공


산타바바라는 안달루시아주 알칼라 데 과다이라 등에 대규모 지상무기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의 협력이 성사되면 한화는 별도의 생산 기반을 처음부터 구축하지 않고도 현지 제조망을 활용할 수 있다.

스페인은 궤도형 자주포뿐 아니라 탄약운반차와 지원차량 등을 함께 도입할 계획이다. 한화는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를 기반으로 현지 요구에 맞춘 체계를 제안하고 있다.

다만 전체 11조 원은 차륜형과 궤도형 사업을 합친 규모다. K9이 직접 연결된 궤도형 사업은 약 45억 5400만 유로 규모이며, 한화가 사업비 전액을 수주하는 구조도 아니다. 현지 업체들이 생산과 통합을 맡고 한화는 플랫폼과 기술협력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또한 인드라와 산타바바라는 아직 최종 합의나 소송 취하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협상 조건과 역할 배분을 두고 막판 조율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수개월간 사업을 압박했던 법적 분쟁이 봉합 국면에 들어간 점은 한화에 긍정적이다. 스페인 업체들이 K9 플랫폼을 중심으로 협력 체계를 구축하면 한화의 유럽 현지 생산 전략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태희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