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가 전쟁 준비한다더니”…푸틴, 벨라루스 돈줄 끊겠다며 확전 압박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6-24 10:00
입력 2026-06-24 10:00

러, 벨라루스 영토서 드론 공격·서부 전선 확대 요구
젤렌스키 “통제시설 안 치우면 직접 타격”…전술핵 변수도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월 회동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벨라루스 영토를 활용한 드론 공격과 우크라이나 전선 확대를 요구하며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푸트니크·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을 넓히기 위해 최우방 벨라루스를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는 재정 지원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벨라루스 영토에서 드론 공격을 시작하고 우크라이나군을 분산시키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전·현직 러시아 및 유럽 당국자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올해 초부터 벨라루스와의 군사동맹 강화를 추진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를 우크라이나 전쟁 확대를 위한 발판으로 활용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겨냥한 비재래식 작전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진격에 어려움을 겪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국내 지지 기반도 흔들리자 위험한 확전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돈줄 쥐고 “드론 공격·전선 확대” 요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5년 9월16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주 훈련장에서 열린 러시아·벨라루스 합동군사훈련 ‘자파드-2025’를 점검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벨라루스 영토를 활용한 대우크라이나 드론 공격과 서부 전선 확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푸트니크·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제시한 요구에는 벨라루스 영토를 이용한 대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이 포함됐다. 러시아는 전선을 서쪽으로 넓혀 우크라이나군을 동부 격전지에서 분산시키는 방안도 추진했다.

러시아는 최근 벨라루스에 설치한 지상통제소를 통해 자국에서 발사한 드론을 우크라이나 내륙까지 유도하고 있다. 현재 벨라루스에는 러시아군 약 2000명이 주둔 중이다.

전직 러시아 정보당국자는 러시아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압박하며 재정 지원을 끊을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양측의 협의는 루카셴코 대통령과 보리스 그리즐로프 주벨라루스 러시아 대사 사이에서 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달 합동 핵훈련도 실시했다. 러시아군은 핵탄두를 저장시설에서 꺼내 벨라루스 탄도미사일 야전 진지로 옮겼으며, 양국 국방부는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해 놓고 있다.

젤렌스키 “안 치우면 우리가 없앤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벨라루스 내 지상통제시설을 드론 공격에 계속 활용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해당 시설을 직접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AFP 연합뉴스


벨라루스의 지원이 확대되자 우크라이나도 직접 타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벨라루스 내 지상통제소를 최근 리우네·지토미르·볼린 공습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해당 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우리가 모두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 영토를 직접 타격할 경우 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번질 수 있다.

다만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자국 영토를 제공한 뒤 직접적인 참전은 피해 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최근 서방과 관계 개선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년 동안 벨라루스와 접촉을 늘리고 일부 제재를 완화했으며, 벨라루스는 정치범 약 250명을 석방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이용한 군사작전에 즉시 나설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드론 공격이나 우크라이나군 분산뿐 아니라 나토 방어 태세를 시험하는 제한적 도발도 선택지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윤태희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