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자주포 텃밭이라더니”…한국 K9, UAE서 중동 생산망 넓힌다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6-22 16:00
입력 2026-06-22 16:00
한화에어로, UAE 기업과 생산·판매 협력…현지 제조·정비 앞세워 중동 공략
중동 자주포 시장에서 미국산 무기가 오랫동안 강세를 보인 가운데 한국산 K9 자주포가 아랍에미리트(UAE)를 발판으로 현지 생산망 확대에 나섰다.
UAE 국영통신 WAM은 19일(현지시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지 방산·기술기업 제너레이션 5 홀딩이 K9 155㎜ 자주포의 UAE 생산·판매를 위한 팀잉 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양사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유로사토리 2026’에서 협약서에 서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동·아프리카 사업을 이끄는 성일 사장과 칼리파 무라드 알블루시 제너레이션 5 홀딩 대표가 참석했다.
WAM에 따르면 양사는 K9 제조와 판매 분야에서 독점적으로 협력한다.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장기 운용 지원을 함께 추진해 UAE의 방산 제조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통신은 이번 합의를 역내 최초 사례라고 평가했다.
미국산 중심 시장에 ‘현지화’ 승부수
중동 각국은 그동안 미국 M109 계열을 비롯한 서방 자주포를 폭넓게 운용해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완성품 공급에 그치지 않고 제조와 유지·보수, 기술 협력을 묶어 이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현지 생산은 구매국의 방산 국산화 요구를 충족하면서 납기와 정비 효율도 높일 수 있다. 공급망에 차질이 생겨도 운용 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부품 조달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알블루시 대표는 이번 협력이 첨단 산업 역량과 기술 이전을 강화하고 UAE 방산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사의 제조 역량을 결합해 고성능 자주포 체계를 개발·생산하고 고객에게 공급하겠다고 전했다.
성일 사장은 이번 협력을 UAE의 첨단 방산 제조 역량을 키우고 최종 사용자에게 장기 운용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사가 산업 협력과 지식 공유를 넓혀 UAE가 방산 제조·유지 지원의 지역 중심지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인도·이집트 이어 걸프 지역으로
K9은 인도와 이집트 등에서도 현지 생산 방식을 활용해 수출 기반을 넓혀 왔다. 인도에서는 현지형 K9 바즈라-T를 생산했고 이집트와도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포함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걸프 지역에 별도의 생산·정비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양사는 UAE 내 방산 역량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중동과 국제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K9은 155㎜ 52구경장 자주포로 40㎞ 이상 떨어진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현재 4개 대륙 10개국이 K9을 운용하거나 도입하고 있다.
다만 이번 합의는 확정 수주나 생산 시설 건설 계약이 아닌 팀잉 협약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생산 물량, 첫 고객과 사업 일정은 향후 협의를 거쳐 정해질 전망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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