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 대신 보라매?”…캐나다 전투기 재검토에 KF-21 대안론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5-08 20:00
입력 2026-05-08 20:00

F-35 88대 도입 결론 지연…군사 전문매체 “한국형 전투기도 대안 가능성”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F-16 전투기와 함께 비행하고 있다. 해외 군사 전문매체는 캐나다의 F-35 도입 재검토 국면에서 KF-21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KAI/자료사진


캐나다가 미국산 F-35 전투기 88대 도입 계획을 재검토하는 가운데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를 대안으로 거론한 해외 군사매체의 주장이 나왔다. KF-21이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고 실전 배치 단계에 들어선 직후 나온 평가여서 한국형 전투기의 수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캐나다 정부가 KF-21을 공식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해당 매체는 캐나다가 미국 방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흐름 속에서 스웨덴 그리펜 E/F, 영국·일본·이탈리아의 차세대 전투기 GCAP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비용과 성숙도, 전투 잠재력 측면에서는 KF-21도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 안보·방산 산업 전문매체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6일(현지시간) ‘미국 F-35에서 다변화하려는 캐나다의 최선의 선택지는 한국의 신형 KF-21 전투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 캐나다 F-35 도입 결론 지연…“비미국산도 검토”

노르웨이 공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활주로를 이동하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산 F-35 88대 도입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해외 군사 전문매체는 이 과정에서 한국형 전투기 KF-21도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노르웨이 공군/자료사진




캐나다는 2023년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88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사업 규모는 190억 캐나다달러(약 20조 42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미국 방산업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전투기 도입 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맥긴티 캐나다 국방장관은 지난달 27일 F-35 구매 계획에 대한 검토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검토는 지난해 9월쯤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결론은 미뤄졌다. 맥긴티 장관은 비미국산 전투기 구매 가능성도 열어뒀다. 캐나다는 첫 16대분에는 법적·재정적으로 묶여 있지만 전체 88대 도입 구성에는 조정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대안으로는 그리펜 E/F가 거론돼 왔다. 스웨덴 사브는 낮은 운용 비용과 정비 편의성, 캐나다 내 조립·정비 가능성을 앞세워 왔다. GCAP도 장기 선택지로 언급된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그러나 캐나다 공군의 요구를 따져보면 KF-21이 더 균형 잡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리펜은 조달비와 유지비가 낮지만 전투 잠재력에 한계가 있고, GCAP는 아직 개발 단계라 지연과 비용 초과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 “그리펜보다 전투 잠재력 크고 GCAP보다 성숙”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가 비행하고 있다. 해외 군사 전문매체는 캐나다의 F-35 도입 재검토 국면에서 KF-21이 비용과 전력 확장성 측면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KAI/자료사진


매체는 KF-21의 강점으로 사업 성숙도를 꼽았다. KF-21은 2022년부터 비행시험을 진행했고 이미 양산 단계에 들어섰다. 반면 GCAP는 2035년 전력화를 목표로 추진되는 개발 사업이다. 캐나다가 GCAP를 택하면 노후 F/A-18 계열 전투기의 수명을 더 연장해야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KF-21은 최근 개발 사업의 마지막 관문도 넘었다. 방위사업청은 7일 한국형 전투기 KF-21 사업이 최종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이후 진행된 후속 시험평가를 통해 KF-21 블록-I 성능 검증을 마쳤다는 의미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개한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비행 장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KF-21이 첫 양산기 공개를 계기로 세계 전투기 시장의 검증대에 올랐지만, 라팔·J-10C 등 경쟁 기종과 맞서려면 무장 통합과 장기 정비보장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KAI 제공


KF-21은 약 1600회의 시제기 비행시험과 1만 3000여개 비행시험 조건 검증을 거쳤다. 공중급유와 무장발사 시험도 수행했다. 올해 3월 출고된 양산 1호기는 하반기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KF-21이 F-35보다 저렴하고 정비 부담도 낮추도록 설계됐으면서 그리펜보다 큰 기체와 확장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F-35와 함께 운용하는 ‘하이-로우 조합’을 염두에 둔 기체라는 점도 언급했다.

◆ 미티어·타우러스 계열 무장도 주목

KF-21 시제기에 미티어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이 장착되고 있다. 해외 군사 전문매체는 미티어 운용 능력을 KF-21의 수출 경쟁력 중 하나로 평가했다. 사진은 2023년 5월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KAI 직원들이 KF-21 시제기에 미티어 미사일을 장착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매체는 KF-21의 무장 통합 계획도 주목했다. KF-21은 유럽제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를 주력 공대공 무장으로 운용하도록 설계됐다. 미티어는 그리펜 E/F가 내세워 온 핵심 무장이기도 하다.

또 KF-21은 장거리 순항미사일 통합도 추진하고 있다. 원문은 한국이 타우러스 순항미사일을 기반으로 한 국산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통합하려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는 KF-21이 방공 임무를 넘어 장거리 타격 임무로 확장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F-21에 장착할 장거리 공대공미사일 개발 로드맵을 공개하며 항공무장 국산화에 나섰다. KAI 제공


다만 KF-21이 F-35를 모든 임무에서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F-35는 저피탐 성능과 센서 융합, 네트워크 중심전 능력을 갖춘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KF-21은 현재 블록-I 기준으로 4.5세대 전투기에 가깝다. 향후 블록-II와 개량형을 통해 공대지·공대함 능력과 저피탐 성능을 강화할 수 있지만, F-35와 같은 본격 스텔스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매체도 KF-21의 전투 잠재력이 많은 임무에서 F-35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고도화된 블록-II가 수출 단계에 들어서면 비용 대비 전투력이 높은 북대서양조약기구 표준 전투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K-방산 지상 장비 이어 전투기 수출론까지

KF-21 양산 1호기가 지난달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열린 출고식에서 공개돼 있다. 1호기는 지난 15일 첫 비행을 마치며 연내 공군 인도와 후속 수출 가능성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번 주장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한국 방산이 이미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등 한국 지상 장비는 폴란드를 중심으로 대규모 수출 성과를 냈다. 가격과 납기, 생산 능력을 앞세운 K-방산의 강점이 유럽 안보 환경 변화와 맞물린 결과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KF-21도 같은 흐름을 항공 분야에서 재현할 수 있다고 봤다. 유럽제 전투기보다 낮은 비용과 높은 전투 성능을 앞세워 라팔, 유로파이터 등과 경쟁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실제 전투기 도입 사업은 정치·외교·동맹·산업협력 변수가 복잡하게 얽힌다. 캐나다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체계 안에서 미국과 긴밀히 작전한다. F-35는 미국과의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여전히 강력한 장점을 갖는다.

지난달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출고된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가 지난 15일 첫 비행에 성공했다. 출고 22일 만의 첫 생산시험비행이다. 영상=KAI


그럼에도 KF-21이 캐나다 F-35 재검토 국면에서 대안론의 이름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의미가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형 전투기는 개발 성공 여부를 시험받는 단계였다. 이제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은 뒤 해외 군사매체에서 F-35 의존도를 낮출 선택지로 거론되는 단계까지 올라섰다.

KF-21의 캐나다 수출이 현실화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그러나 “한국 전투기가 F-35의 보완재 또는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느냐”는 질문 자체는 달라졌다. 보라매의 다음 시험대는 국내 전력화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 시작되고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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