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때려놓고 무슨 휴전” 레바논 폭격에 트럼프 중재 삐걱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4-10 10:33
입력 2026-04-10 10:33

트럼프 봉합 시도에도 네타냐후 강공 유지
레바논 포함 여부 놓고 해석 충돌

이란전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 1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두 정상은 최근 레바논 공습과 휴전 해석을 둘러싸고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과의 2주 휴전안을 띄우며 중동 봉합에 나섰지만, 다음 날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습을 이어가면서 중재가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휴전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지만, 이란과 파키스탄, 유럽은 레바논도 합의 범위에 포함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9일 CBS 방송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적용 범위를 중동 전역으로 이해했고 레바논도 그 범주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레바논은 휴전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이날도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갔다.


◆ 휴전 묶은 트럼프, 안 멈춘 네타냐후

필리핀 활동가들이 9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주재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에 횃불을 들이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국면을 협상으로 연결하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외교와 군사 압박을 함께 밀어붙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과의 직접 협상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레바논에는 휴전이 없다”는 취지로 강공 기조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봉합을 시도하는 사이 네타냐후 총리는 전선을 분리해 관리하려는 셈이어서, 두 정상의 미묘한 온도차가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럽도 레바논을 뺀 휴전은 오래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EU 외교수장 카야 칼라스는 9일 레바논도 휴전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이 미·이란 휴전에 큰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란도 레바논 공습이 협상을 무의미하게 만든다며 반발 수위를 끌어올렸다.

◆ 해협도 안 열렸는데 레바논까지 흔들렸다

호르무즈 해협 지도가 표시된 화면 앞에 석유통 모형이 놓여 있다. 휴전 발표 뒤에도 해협 통항이 정상화하지 않으면서 국제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런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휴전 발표 뒤에도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를 통과한 선박은 7척 수준에 그쳐 평시 하루 약 140척에 크게 못 미쳤다. 배는 제대로 풀리지 않고 폭격은 계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중동 휴전의 실효성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이번 휴전은 시작부터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선을 멈춰 세운 뒤 협상으로 넘어가려 하지만,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별개 전선으로 계속 두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 휴전의 명분은 빠르게 약해질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는 여전히 정상화하지 못했고 레바논에서도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봉합 구상도 그만큼 험난한 시험대에 올랐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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