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해보니 답 나왔나…트럼프, F-47·요격탄·드론에 2220조 돈폭탄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4-09 22:30
입력 2026-04-09 22:30

골든돔·우주감시·함정 건조까지 확대…미군 예산, 무게중심 바뀌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 차세대 전투기 F-47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2025.3.21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7회계연도(2026년 10월∼2027년 9월) 국방예산으로 총 1조 5000억 달러(약 2220조 원)를 제시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더 큰 변화는 돈의 방향이다. 미 공군의 6세대 전투기 F-47과 협동 전투 무인기(CCA), 요격탄과 장거리 타격무기, 골든돔과 우주감시, 대규모 함정 건조에 예산을 투입하며 미군 예산의 무게중심이 뚜렷하게 이동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까지 공개된 백악관과 예산관리국(OMB) 자료에 따르면 이번 국방예산 총액은 1조 5000억 달러다. 기본예산 1조 1000억 달러(약 1630조 원)와 추가 의무지출 3500억 달러(약 520조 원)를 합친 규모다. 전년보다 40% 넘게 늘었다. 단순 증액이 아니라 미국이 앞으로 어떤 전쟁에 대비하려는지 보여주는 예산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차세대 전투기 F-47 관련 이미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한 자료로, 이번 국방예산안에서 F-47 증액 기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 공군 제공


미 공군이 시험 비행 중인 협동 전투 무인기(CCA) 시제기 YFQ-42A(위)와 YFQ-44A(아래). 트럼프 행정부는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 CCA 첫 조달 예산을 반영했다. 미 공군 제공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공중전 투자다. 트럼프 행정부는 F-47 전투기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요청했다. CCA에는 첫 조달 예산을 반영했다. 유인기와 무인기가 한 팀으로 움직이는 미래 공중전을 본격화하겠다는 뜻이다.



록히드마틴 F-35 생산라인 전경.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는 F-35 85대 조달 계획이 담겼다. 록히드마틴 제공


5세대 전투기 F-35 조달도 늘렸다. 2027회계연도 요청안에는 F-35 85대가 담겼다. 미 공군과 해군, 해병대 전력을 보강하면서도 F-47과 CCA 같은 차세대 체계에 더 큰 무게를 둔 구도다. 기존 주력기 유지와 미래 전장 대비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계산이다.

◆ 이란전 뒤 더 커진 미사일 재비축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프리즘(PrSM) 발사 장면. 프리즘은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서 구매 확대 대상에 포함됐다. CENTCOM 제공


이번 예산안의 또 다른 축은 요격탄과 장거리 정밀타격무기 재비축이다. 패트리엇 PAC-3 MSE와 사드, SM-3 같은 요격탄, 토마호크와 재즘(JASSM) 계열 순항미사일, 프리즘(PrSM) 같은 장거리 타격 자산 구매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백악관도 핵심 과제로 ‘핵심 탄약 재보급’을 내세웠다. 최근 중동 작전과 이란전을 거치며 드러난 소모 부담이 예산에 반영된 셈이다.

미 공군 B-52 폭격기 날개 아래 장착된 AGM-183A 애로우(ARRW) 극초음속 미사일.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는 애로우 관련 예산도 반영됐다. 미 공군 제공


미 공군의 극초음속 무기 해컴(HACM)과 애로우(ARRW), 해군의 IRCPS까지 예산안에 반영되면서 재래식 장거리 타격 역량 강화 흐름도 선명해졌다.

LGM-35A 센티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렌더링 이미지. 트럼프 행정부는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 센티넬 관련 예산을 반영했다. 노스럽그러먼 제공


여기에 노후 미니트맨-3를 대체할 LGM-35A 센티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업도 예산안에 포함되면서 단기 소모전 대응뿐 아니라 전략핵 전력 현대화까지 병행하려는 흐름도 드러났다.

특히 해군 예산에선 이런 흐름이 더 선명하다. 미 해군은 토마호크 지상공격용 순항미사일 785발과 SM-6 요격미사일 540발 구매 예산을 요청했다. 2026회계연도와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다. 이란전과 중동 방어 임무에서 쏟아 쓴 미사일 재고를 메우고 실전 대비용 비축량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해군이 PAC-3 MSE 405발 구매를 요청한 점도 눈길을 끈다. 기존 육상용 요격체계를 함정 수직발사체계와 결합하려는 구상이다. 육군까지 합치면 PAC-3 MSE 주문량은 3000발을 훌쩍 넘는다. 미국이 전쟁 이후 요격망 재건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번 예산안이 단순한 군비 확대가 아니라 실전형 재무장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은 최근 이란 관련 군사작전과 중동 방어 임무를 수행하면서 요격체계와 정밀유도무기 재고 문제를 반복적으로 의식해 왔다. 이번 요청안은 전쟁이 드러낸 취약 지점을 먼저 메우겠다는 계산을 담고 있다.

◆ 골든돔·우주감시·함정 건조까지 확대

록히드마틴이 공개한 골든돔 미사일방어 체계 개념도.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는 골든돔 관련 예산도 반영됐다. 록히드마틴 제공


골든돔과 우주감시 확대도 같은 흐름이다. 백악관은 골든돔을 핵심 투자 사업으로 내세웠다. 우주군 예산도 큰 폭으로 늘렸다. 우주 기반 감시·추적 체계와 저궤도 위성통신, 이동표적 탐지 관련 예산도 불어났다. 미군이 공중과 해상, 지상은 물론 궤도 영역까지 하나의 전장으로 묶어 관리하는 체계로 더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 해군이 구상 중인 ‘트럼프급’ 전함 USS 디파이언트 개념도. 2027회계연도 국방예산안에는 이 함정의 선행 조달 관련 예산도 반영됐다. 미 해군 제공


해군 전력 확대도 병행된다.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는 658억 달러(약 97조 원) 규모의 조선 예산이 담겼다. 전투함 18척과 기타 선박 16척 조달 계획도 포함됐다. 잠수함과 수상함, 상륙전력, 보조함은 물론 ‘트럼프급’ 전함 관련 선행 조달까지 반영하며 해군 전력을 전방위로 손보겠다는 구상이다.

◆ 의회 문턱 넘어야 완성될 트럼프식 재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이란 관련 발언을 하며 손짓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물론 이 예산안이 그대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아직은 백악관 요청안이다. 의회 심사 과정에서 조정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1조 5000억 달러 구상은 별도 재원 확보와 의회 승인에 크게 기대고 있어 정치권 협상이 최대 변수로 남아 있다.

미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이날 전투기와 무인기, 미사일 방어, 함정 건조, 우주 전력까지 동시에 키우는 이번 구상이 향후 미군 투자 우선순위를 선명하게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방향은 분명하다. 미군은 이제 더 많이 보유한 군대보다 실전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군대에 돈을 몰아주기 시작했다. 유·무인 복합과 우주 기반 감시로 연결된 군대를 향한 재편도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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