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 중인데…우크라 연이어 러 정유시설 콕 집어 공격하는 이유 [핫이슈]

박종익 기자
박종익 기자
수정 2026-03-30 10:51
입력 2026-03-30 10:30
지난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공격 이후 러시아 발트해 우스트-루가에서 화염이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며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을 연이어 공격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발트해 최대 석유 수출항인 우스트루가를 또다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이용해 우스트루가항의 석유 터미널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알렉산더 드로즈덴코 레닌그라드 주지사는 “29일 밤에만 이 지역에서 30대 이상의 드론이 격추됐으며 일부는 터미널 연료 저장 탱크를 직격했다”면서 “소방 자원이 투입돼 항구와 주위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공격 이후 러시아 발트해 우스트-루가에서 화염이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우스트루가항은 지난 25일부터 29일 사이 최소 세 차례 이상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아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 모습이 지난 27일 미국 상업 위성업체 밴터 위성에 생생하게 촬영되기도 했다. 우스트루가항은 러시아의 핵심 석유 수출 거점으로 평상시 하루 약 70만 배럴의 원유 및 석유 제품이 처리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스트루가를 비롯해 프리모르스크, 노보로시스크 항구 등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연쇄 공격으로 러시아 전체 해상 석유 수출 능력의 약 40%(하루 약 200만 배럴)가 가동 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최근 연이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세계 2위 석유 수출국인 러시아의 석유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다”면서 “이번 공격은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시점에서 발생했다”고 짚었다.



백악관에서 대화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 연합뉴스


이처럼 우크라이나가 연일 러시아의 정유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이유는 원유 가격 상승과 일부 제재 완화로 반사 이득을 보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관련 제재를 일부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이 마비되면서 석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다른 원자재 공급도 차질을 빚으면서 유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임시적인 조치였다. 지난 12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안정을 위한 단기적인 조치”라면서 “러시아가 얻는 경제적 이익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유럽연합(EU)은 이 조치가 러시아의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수익 증가는 미국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지원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리 에너지 인프라 공격을 중단할 경우에만 우리도 타격을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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