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눈 제거 2500번, 말이 되나”…7억 보험금 판결에 민심 들끓었다 [두 시선]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3-26 15:00
입력 2026-03-26 15:00

대법 “확정판결 뒤집기 어렵다”…댓글창선 “상식적으로 이해 안 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대법원은 티눈 제거 시술 관련 보험금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연합뉴스


7년 동안 2500번이 넘는 티눈 제거 시술을 받고 7억원대의 보험금을 받은 가입자 손을 대법원이 다시 들어주자 댓글창이 들끓었다. 법원은 이미 확정된 판결의 효력을 뒤집기 어렵다고 봤지만, 여론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반면 일각에서는 “횟수만 보고 사기로 몰 게 아니라 보험사와 병원 책임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A보험사가 가입자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숫자 충격만이 아니었다. 대법원이 본 쟁점은 ‘2575차례가 상식적인가’보다, 이미 계약이 유효하다는 확정판결이 나온 뒤 시술 횟수와 보험금이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다시 무효로 돌릴 수 있느냐에 있었다. 그 결과 대법원은 기존 확정판결의 효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가입자 B씨는 2016년 보험계약 체결 뒤 2018년 말까지 417차례의 냉동응고술을 받았고 이후 2020년 1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2100여차례의 시술을 추가로 받았다. 전체 시술 횟수는 2575차례이며 받은 보험금은 총 7억7000만원에 달했다.

보험사는 다시 소송에 나서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 계약을 맺은 만큼 무효”라고 주장했다. 1·2심은 첫 사건 변론 종결 뒤 추가 시술이 이어지고 보험금 수령 규모도 커진 점을 새로운 사정으로 보고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는 계약 당시 부정 취득 목적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추가 자료일 뿐 확정판결의 효력을 깨뜨릴 새로운 사실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대법원 판단 이후 티눈 제거 보험금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 “발이 남아나냐”…상식 앞세운 분노

댓글 여론은 압도적으로 비판적이었다. “판사는 2575번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느냐”, “7년 동안 주말까지 포함해 거의 매일 시술받은 셈인데 발이 남아나냐”, “이 정도면 의사도 함께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단순히 판결 하나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사법 판단이 현실 감각과 너무 멀어졌다는 분노가 강하게 묻어났다.

특히 댓글 다수는 이번 사례를 개인 일탈이 아니라 전체 가입자 부담 문제로 연결했다. “저런 사람에게 매달 보험료를 대주고 있다”, “결국 선량한 가입자 보험료만 오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숫자가 워낙 비현실적으로 보이다 보니, 법리보다 먼저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이냐”는 상식의 벽에 부딪힌 셈이다.

◆ “횟수보다 진위 따져야”…보험사 책임론도

반면 다른 시선도 있었다. “횟수가 많다고 무조건 사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진짜 티눈 치료가 맞는지, 실제 냉동응고술이 이뤄졌는지를 따져야지 보험사가 횟수만 보고 돈을 안 주는 건 횡포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보험사가 약관과 소송 전략으로 다투다 법리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시선도 여기 포함된다.

실제 이번 판결도 그런 법리 구조 위에 있다. 대법원은 치료 횟수의 비정상성 자체를 정면으로 판단했다기보다, 이미 끝난 확정판결을 뒤집을 정도의 새로운 사정이 있었는지를 봤다. 여론은 “상식”을 봤고, 법원은 “확정판결의 효력”을 봤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더 크게 부딪혔다.

결국 이 사건은 두 갈래 민심을 남겼다. 다수는 “상식이 졌다”고 느꼈고 일부는 “보험사도 떳떳하지 않다”고 봤다. 다만 댓글창의 무게추가 어디에 실렸는지는 분명했다. 독자들은 법리보다 먼저 ‘티눈 제거 2575차례’라는 숫자에서 판결의 이해 여부를 판단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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