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3개 뚫렸다”…이란 핵시설에 ‘초대형 벙커버스터’ 흔적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3-12 20:20
입력 2026-03-12 19:57

파르친 핵시설 ‘탈레간2’ 상부에 대형 충돌 흔적 3개 확인
B-2 폭격기만 운용 가능한 GBU-57 MOP 사용 가능성

이란 파르친 군사단지 내 핵 관련 의심 시설 ‘탈레간2’의 위성사진 비교. 왼쪽부터 2025년 11월, 2026년 3월 6일, 11일(현지시간) 촬영된 이미지로 마지막 사진에서는 시설 상부에 대형 충돌 흔적 3개가 확인된다.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MOP 사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토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초대형 벙커버스터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위성사진에서 확인된 대형 충돌 흔적이 미군이 보유한 초대형 관통 폭탄 GBU-57 ‘MOP’ 투하 정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워존(TWZ)은 12일(현지시간) 민간 인공위성 업체 반토르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란 파르친 군사단지 내 핵 관련 시설 ‘탈레간2’가 강력한 지하 관통 폭탄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란 파르친 군사단지의 핵 관련 의심 시설 ‘탈레간2’ 상부에 대형 충돌 흔적이 남은 모습. 11일(현지시간) 촬영된 위성사진으로 미군의 초대형 벙커버스터 MOP(GBU-57) 사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토르


공개된 사진에서는 시설 상부에 거대한 충돌 흔적 3개가 일렬로 뚫린 모습이 확인된다. 워존은 충돌 흔적의 크기와 배열이 미군이 운용하는 3만 파운드(약 13.6톤)급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MOP의 공격 패턴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미군은 지난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에서도 이 폭탄을 사용한 바 있다.

미 공군 B-2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B MOP를 시험 투하하는 모습. MOP는 지하 핵시설 파괴를 위해 개발된 3만 파운드급 관통 폭탄이다. 미 공군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위성사진 비교. 왼쪽부터 포르도, 나탄즈, 파르친 군사단지 ‘탈레간2’ 시설 모습으로 마지막 사진에서는 시설 상부에 대형 충돌 흔적 3개가 확인된다. 반토르


당시 미 공군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는 포르도 핵시설에 MOP 12발을 투하했고 나탄즈 시설에도 두 발을 떨어뜨렸다. MOP는 지하 깊숙이 묻힌 핵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초대형 관통 폭탄으로 현재 실전 운용이 가능한 항공기는 B-2 폭격기뿐이다. B-2 한 대는 내부 무장창에 MOP 두 발을 탑재할 수 있으며 실제로 이번 이란 공습 작전에서도 B-2가 핵심 타격 자산으로 투입됐다.

이번 공격이 이뤄진 탈레간2 시설은 파르친 군사단지 내부에서 핵 프로그램과 연관된 장소로 오랫동안 의심을 받아 온 곳이다. 서방 정보기관들은 이 시설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특수 고폭화약 생산 시설일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이란 정부는 해당 의혹을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2024년과 지난해에도 이 지역을 공격한 바 있다.

이란 파르친 군사단지의 핵 관련 의심 시설 ‘탈레간2’의 공습 이전 모습. 2025년 11월 촬영된 위성사진으로 이후 시설 상부에 콘크리트와 토사가 추가되며 방호가 강화됐다. 반토르


이란 파르친 군사단지 내 핵 관련 의심 시설 ‘탈레간2’의 공습 직전 모습. 2026년 3월 6일 촬영된 위성사진으로 이후 공습에서 시설 상부에 대형 충돌 흔적이 확인됐다. 반토르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이란이 해당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건물 상부에 새 콘크리트 구조물을 덮고 그 위에 토사를 추가로 쌓는 등 급격한 방호 강화 작업을 진행한 정황도 확인됐다. 워존은 이러한 공사가 일반 벙커버스터로는 파괴가 어려운 수준이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더 강력한 MOP 사용 결정이 내려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콘크리트·토사’ 덮은 핵시설…초대형 관통 폭탄 필요했나

이란 파르친 군사단지 ‘탈레간2’ 시설 상부를 콘크리트 구조물로 덮은 뒤 토사를 추가로 쌓는 모습이 위성사진에서 확인된다. 이란은 공습에 대비해 시설을 지하 벙커 형태로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엑스(X·옛 트위터)


탈레간2 시설은 포르도나 나탄즈처럼 깊은 산악 지하 시설은 아니지만 최근 몇 달 사이 매우 강력하게 방호가 강화됐다. 특히 시설 상부를 콘크리트와 토사로 덮는 방식은 공습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란이 핵시설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어 방식이다. 워존은 이런 상황에서 지하 구조물을 확실히 파괴하려면 더 깊이 관통하는 대형 폭탄이 필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변수는 구조적 약점이다. 포르도 핵시설 공격 당시 미군은 시설 환기구를 공격 지점으로 활용해 폭탄을 산 내부 깊숙이 침투시켰다. 그러나 탈레간2에서는 위성사진상 이런 환기구나 공기 통로가 확인되지 않는다. 매체는 이런 조건이 더 강력한 관통력을 가진 MOP 투하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실제로 어떤 무기가 사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워존이 관련 사실을 문의하자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번 공격에서 MOP가 사용됐는지 논평을 거부했다. 일부 군사 분석가들은 2000파운드(약 907㎏)급 벙커버스터를 같은 지점에 연속 투하해 지하 구조물을 붕괴시키는 방식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 핵 프로그램 무력화 겨냥한 타격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B-2 스텔스 전략폭격기 출격 장면. B-2는 벙커버스터 등 정밀유도폭탄을 탑재해 지하 핵시설과 같은 강화 표적을 타격하는 임무에 투입된다. 엑스(X) 캡처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B-2 스텔스 전략폭격기 비행 모습. B-2는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MOP를 운용할 수 있는 유일한 항공기로 알려져 있다. 엑스(X) 캡처


이번 공격은 미군이 밝힌 이란 핵 프로그램 무력화 전략과 직접 연결된다. 파르친 군사단지는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폭발 실험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오랫동안 받아 왔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에서도 핵무기 연구 가능성이 제기된 장소다.

이스라엘은 과거 공습으로 이 지역 시설 일부를 파괴했지만 이란은 이후 핵심 시설을 다시 복구해 왔다. 워존은 이번 공격이 탈레간2 시설을 완전히 무력화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위성사진에서 나타난 충돌 흔적의 규모를 고려할 때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는지는 추가 위성사진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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