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까지 날아간다?”…러 Su-34 ‘대륙간 전투기’ 주장 논란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2-23 17:30
입력 2026-02-23 17:30

외부 연료탱크 장착 시 항속거리 8000㎞ 주장…실전 타격은 어렵다는 평가

외부 연료탱크 3개를 장착한 러시아 Su-34 전투폭격기.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이 구성에서 항속거리가 약 8000㎞에 달해 모스크바에서 워싱턴까지 비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 캡처


러시아 수호이(Su)-34 전투폭격기가 외부 연료탱크를 장착하면 수도 모스크바에서 미국 워싱턴까지 비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대륙간 전투기’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군사 전문 매체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은 22일(현지시간) Su-34 전투기가 3000ℓ 외부 연료탱크 3개를 장착할 경우 항속거리가 8000㎞에 달해 모스크바에서 워싱턴까지 비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Su-34가 현재 운용 중인 전술 전투기 가운데 가장 긴 항속거리를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Su-34는 내부 연료만으로도 4800~5000㎞ 수준의 페리 항속거리를 확보할 수 있으며 외부 연료탱크를 장착하면 대륙간 거리 비행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전략폭격기급 항속거리 강조한 Su-34



러시아 공군 Su-34 전투폭격기가 기지 활주로에서 이동하고 있다. Su-34는 내부 연료 탑재량이 많아 장거리 작전에 유리한 전투기로 평가된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 캡처


러시아는 Su-27 전투기를 기반으로 장거리 타격 임무에 최적화한 Su-34를 개발했다.

이 기체는 대형 구조를 활용해 내부 연료 탑재량을 크게 늘렸으며, 이 때문에 장거리 작전에 유리한 특성을 갖췄다.

러시아 전투기들은 내부 연료 비중이 높기 때문에 서방 전투기보다 외부 연료탱크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Su-34는 무장 없이 연료를 최대한 탑재한 상태에서 이동만 할 때의 최대 비행 거리인 페리 항속거리를 4000㎞ 이상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중급유를 실시하면 작전 범위를 더욱 확대할 수 있다.

이 전투기는 전자전 장비나 정찰 포드를 장착해 장시간 체공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거리 작전에 적합한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 “대륙간 전투기” 평가는 과장 가능성

러시아 공군 Su-34 전투폭격기가 비행하고 있다. Su-34는 내부 연료 탑재량이 많아 장거리 비행 능력이 뛰어난 전투기로 평가된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 캡처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Su-34를 ‘대륙간 전투기’로 규정하는 평가가 실제 작전 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이 제시한 8000㎞ 항속거리는 무장을 탑재하지 않고 기동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최적 비행 프로파일을 적용하고 외부 연료탱크 3개를 장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페리 항속거리 기준이다.

실제 전투 임무에서는 무장 탑재와 기동으로 연료 소모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거리 비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일반적으로 군사 분석가들은 Su-34의 전투 반경을 1000~170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략폭격기와 달리 전투기가 지속적인 기동과 무장 운용을 전제로 설계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 서방 전투기보다 정말 멀리 날까

미 공군 F-15 전투기가 외부 연료탱크를 장착한 채 비행하고 있다. 현대 공군은 장거리 작전을 수행할 때 공중급유와 외부 연료탱크를 활용해 작전 범위를 확장한다. 미 공군 제공


Su-34가 장거리 작전에 유리한 전투기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를 세계 최초의 ‘대륙간 전투기’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이나 F-15EX 같은 대형 전투기들도 외부 연료탱크와 공중급유를 조합하면 매우 긴 항속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현대 공군은 장거리 작전을 수행할 때 대부분 공중급유에 의존하기 때문에 단순 페리 항속거리만으로 전투기의 전략적 범위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Su-34의 항속거리 자체는 인상적이지만 이를 대륙간 작전 능력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평가일 수 있다고 본다.

◆ 장거리 타격 플랫폼으로 진화 가능성

러시아 Su-57 전투기 시제기에 장착된 차세대 AL-51F-1 엔진. 이 엔진을 Su-34 전투폭격기에 적용할 경우 항속거리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밀리터리워치매거진 캡처


그럼에도 Su-34의 장거리 비행 능력은 러시아 공군의 작전 유연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이 기체에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각종 전자전 장비를 통합하면서 장거리 타격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Su-57 전투기에 사용되는 차세대 AL-51F 엔진을 적용할 경우 항속거리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가 Su-34 생산 속도를 높이고 새로운 장거리 무장을 통합하고 있는 점 역시 장거리 타격 능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장거리 능력은 전략폭격기 전력의 부담을 일부 줄이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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