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다음은 지상무기?”…한화, 캐나다에 통합 패키지 승부수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02-03 17:37
입력 2026-02-03 17:37

K9·레드백·천무 묶어 캐나다 군 현대화 전면 공략

한국산 K9 자주포들이 훈련장에서 포신을 올린 채 일제히 사격 대형을 갖추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K9 자주포를 추가 도입하며 장거리 포병 전력 확충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캐나다의 대규모 군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수주전이 해군 전력을 넘어 육군 전력으로 확장하고 있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한화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 천무 다연장로켓을 하나로 묶은 ‘지상무기 통합 패키지’를 앞세워 캐나다 시장 공략에 나섰다.

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캐나다 정부가 추진 중인 간접화력 현대화(IFM)와 보병전투장갑차(IFV), 장거리 정밀유도무기(LRPF) 도입 사업을 겨냥해 화력과 기동 전력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제시했다. 개별 무기 판매가 아닌 육군 전력 전반을 한 번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 K9·레드백·천무…화력과 기동을 묶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 조달 특임장관이 3일 경남 창원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사업장을 찾아 지상무기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천무를 연계한 통합 패키지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2026.2.3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제안은 캐나다 국방 조달을 총괄하는 고위 인사가 직접 생산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은 이날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을 방문해 K9 자주포와 천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 등 주요 장비의 기동 시연을 참관했다.



우리나라 육군이 운용 중인 다연장로켓시스템 K239 천무가 전술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천무는 130㎜·227㎜·239㎜ 유도 로켓과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까지 운용할 수 있는 모듈형 장거리 정밀타격 체계다. 국방부·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가 내세운 패키지의 핵심은 검증된 주력 무기체계다.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은 장거리 화력과 신속한 타격 능력을 담당하고,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는 병력 보호와 기동 작전을 책임지는 축으로 설계됐다. 이들 무기체계를 연계해 캐나다 육군의 작전 환경에 맞는 통합 전력 구성을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당 장비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포함해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상호 운용성과 실전 경험을 이미 확보한 점을 강조했다.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과의 운용 사례도 강점으로 제시됐다.

◆ ‘무기+생산’ 묶은 패키지 전략

호주 멜버른 인근 질롱시에 구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지 생산기지 H-ACE(Hanwha Armored Vehicle Center of Excellence) 전경.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같은 현지 생산 모델을 캐나다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이번 제안의 또 다른 축은 현지 생산과 공급망 협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질롱에 구축한 현지 생산기지 H-ACE(Hanwha Armored Vehicle Center of Excellence) 사례를 들어 캐나다 내에서도 유사한 제조 거점을 구축할 수 있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무기 도입과 동시에 현지 고용 창출과 기술 이전을 병행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방산 조달 과정에서 중시하는 ‘현지화’와 ‘공급망 안보’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방산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무기 성능 경쟁을 넘어 산업 협력까지 포함한 종합 수주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 잠수함 수주전과 맞물린 육상무기 카드

도산안창호급(KSS-III) 잠수함이 해상에서 기동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건조 역량을 앞세워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지상무기 패키지 제안은 한화그룹 차원의 육·해 통합 방산 전략으로 해석된다. 잠수함을 둘러싼 경쟁이 육군 현대화 사업으로까지 확장되며, 단일 무기 체계가 아닌 패키지 수주전으로 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캐나다가 동시에 추진 중인 해·육군 현대화 사업을 하나의 묶음으로 제안한 점이 이번 전략의 핵심”이라며 “향후 수주 경쟁이 ‘어떤 무기를 파느냐’보다 ‘어떤 산업 모델을 제시하느냐’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