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게 굴욕감만...손 흔들며 떠나는 바그너 수장 프리고진 [핫이슈]
박종익 기자
수정 2023-06-25 09:31
입력 2023-06-25 09:28
이날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우리 병력이 모스크바에서 불과 200km 떨어진 곳까지 왔지만 러시아들끼리 피를 흘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철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대통령실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 하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프리고진과 협상했다"며 "양측은 러시아 내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알려진 합의 내용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나며 이번 무장반란에 참여한 병사들 모두 처벌받지 않는 조건이다.
특히 전쟁의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사태를 내심 즐기면서 무장반란이 푸틴 대통령에게 굴욕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고문인 미하일로 포돌랴크는 트위터를 통해 "프리고진은 푸틴과 국가를 모욕했으며 폭력에 대한 독점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큰 성과를 냈지만 그 과정에서 러시아군 수뇌부와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대해 서구언론에서는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으로 권력의 핵심으로 부각됐지만 러시아 군부와의 마찰로 그 중심에서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결국 불만이 극에 달했던 차에 23일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그룹의 후방 캠프를 미사일로 공격하자 프리고진은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바그너 그룹을 이끌고 무장반란을 일으켰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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