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10마리...‘바다의 판다’ 바키타 돌고래 운명은?

박종익 기자
수정 2023-06-08 15:29
입력 2023-06-08 15:29
판다 닮은 돌고래로 유명한 바키타 돌고래 모습(사진=유튜브)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바키타 돌고래의 운명에 대한 다소 희망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7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바키타 돌고래의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10~13마리가 발견돼 간신히 '가문'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눈주위가 판다와 닮아 '바다의 판다'라고도 불리는 바키타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돌고래이자 가장 귀여운 돌고래로 통한다. 길이는 약 150㎝, 몸무게는 45㎏ 정도의 수줍음 많은 돌고래로 멕시코의 태평양 연안 칼리포르니아만에 산다. 문제는 확인된 개체수가 10마리 남짓일 정도로 그야말로 멸종을 눈앞에 둔 대표적인 동물이라는 점이다. 이에 국제동물보호단체를 비롯한 비영리 민간단체(NGO)와 전세계 언론들이 멕시코 당국에 바키타를 보호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지난 5월 탐사팀이 발견한 바키타 돌고래 모습. AFP 연합뉴스
이번에 멕시코 당국과 국제 환경보호단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전문가들로 구성된 탐사팀이 바키타에 대한 조사에 나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10~26일 사이에 이루어진 조사에서 바키타는 총 16차례 직접 목격됐으며, 음향으로는 61회 확인됐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해양보호단체 시셰퍼드 측은 "직접 목격한 1~2마리의 새끼를 포함해 총 개체수가 10~13마리일 확률이 76%"라면서 "수색 범위가 좁았던 탓에 이는 바키타 돌고래의 최소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결과는 2021년 10월 조사 추정치와 거의 같다"고 덧붙였다. 곧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바키타의 개체수가 줄지 않았다는 그나마 희망적인 조사 결과인 셈.  
바키타돌고래는 그물망에 걸려 물밖으로 나오면 대부분 목숨을 잃는다. 사진=WWF
과학자들에 따르면 1958년에서야 처음으로 종으로 확인된 바키타는 1997~2005년 사이 무려 92%나 개체수가 급감했다. 그 이후에도 개체수가 꾸준히 줄어들다가 최근 몇 년 사이 10마리 남짓만 확인될 정도로 바키타는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가문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바키타의 멸종 원인은 역시나 ‘인간 탓’이다. 이 지역에 서식하는 물고기 토토아바를 잡기 위해 멕시코 어부들이 설치한 바다에 긴 그물을 펼쳐놓은 자망에 바키타가 함께 포획되기 때문이다. 민어과(科) 물고기인 토토아바 역시 바키타처럼 ‘씨’가 마르고 있다. 이는 그 부레가 중국요리에서 최고의 강장제로 평가받아 ‘바다 마약’이라고 부를 만큼 높은 값에 밀거래되고 있어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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