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버스 기다리다 러軍 미사일에 숨진 13세 소년…민간인 피해 속출

최근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에 숨진 우크라이나의 13세 소년과 그 앞에서 주저앉고 오열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전세계에 큰 충격을 준 가운데 피해자의 신원이 공개됐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당시 미사일 폭격으로 숨진 소년은 디미트로 쿠바타(13)로 누나인 크세니아(15) 역시 현재 중태라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일 아침으로 당시 디미트로와 크세니아는 우크라이나의 제2 도시인 하르키우 북부지역 살티우카의 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이 버스정류장 부근에 떨어졌고 이 과정에서 디미트로를 포함 총 3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싸늘한 시신이 되어버린 소년 앞에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소년의 아버지 뱌체슬라프로, 그는 죽은 아들의 손을 붙잡고 오랜 시간 오열했다. 이에대해 피해 가족의 지인이자 우크라이나 체스 선수인 나탈리아 주코바는 "당시 자식을 잃은 뱌체슬라프는 2시간 동안이나 아들의 손을 잡고 비통해하며 기도문을 읽었다"면서 "그러나 현재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침착하게 앉아 체스나 두고있다"며 한탄했다.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등 러시아 점령 지역 민간 시설을 폭격하지 못하도록 총공격을 가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그간 돈바스 공격에 집중했던 러시아군은 지난 주말부터 북부와 남부를 가리지 않고 포격 중이다.

이에따라 민간인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올레흐 시네흐보우는 하르키우 주지사는 21일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에도 러시아군이 하르키우를 공격했다. 민간인 2명이 사망했으며, 어린이 1명을 포함해 21명이 다쳤다”면서 “적군은 도시의 거리, 버스정류장, 쇼핑몰, 체육관, 주거용 건물 등 민간 기반 시설만을 공격했다. 계속 민간인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규모의 바라바쇼보 시장이 큰 피해를 입었는데 이 과정에서 시장 상인도 러시아군 공격에 목숨을 잃었다. 숨진 상인은 아내와 두 딸을 둔 아르템 포고레츠로 확인됐으며 그의 아내는 죽은 남편의 시신을 부여잡고 오열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