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S]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고양이 흰둥이와 피오나
유영규 기자
수정 2022-04-18 16:42
입력 2022-04-18 16:42
길고양이 피오나는 어느 군부대 부지에서 임신과 출산을 발본하던 고양이였습니다. 선천적으로 눈이 좋지 않았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눈이 좋지 않은 새끼들을 출산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피오나의 두 눈도 검게 물들고, 한쪽 눈은 돌이킬 수 없도록 크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피오나는 구조 후 말기 녹내장으로 진단을 받고, 부풀어 오른 한쪽 눈을 적출해야 했습니다. 적출하지 않은 반대쪽 눈은 명암과 물체의 형태 정도만 구분이 가능한 상태입니다. 피오나에게 세상은 그저 흐릿한 잔상이 되었습니다.
고양이는 수염을 통해 앞의 장애물을 파악하고 공간을 느끼는 등 앞이 보이지 않아도 감각을 통해 주변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천천히 공간을 탐색하고 공간에 적응하는 시간이 조금 필요할 뿐입니다. 흰둥이와 피오나도 익숙하게 캣타워를 오르고 서로 잡기 놀이도 하며 활발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로 투닥거리기도 하고, 캣타워 꼭대기에 올라 여유롭게 햇살을 즐기기도 하고요. 공간의 구성이 바뀌거나 처음 접하는 새로운 장난감이 생기더라도 흰둥이와 피오나는 조금의 탐색을 마치면 금세 새로운 것에 적응하곤 합니다.
흰둥이와 피오나가 구조됐던 길 위에는 현재에도 위기의 순간에 서있는 생명들이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고, 질병과 외상으로 길 위에서 생을 마감하고, 학대와 로드킬의 위험이 도사리는 길고양이들의 삶, 우리와 함께 사는 길고양이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민영 활동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