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집단 채찍질 요청…나이지리아 이슬람학교 체벌 논란 (영상)
권윤희 기자
수정 2021-10-12 14:45
입력 2021-10-12 14:45
지난 9일 나이지리아 현지 SNS가 발칵 뒤집혔다. 남성 여럿이 여학생 한 명을 무릎 꿇린 채 단체로 채찍질을 가하는 영상이 퍼졌기 때문이다. 영상에서 남성들은 여학생의 히잡이 벗겨질 때까지 무자비하게 채찍을 휘둘렀다. 여학생은 팔로 얼굴을 가리며 고통을 호소했지만 쏟아지는 채찍질을 피할 수 없었다.
채찍질을 당한 여학생의 아버지 유누스 올라렌와주는 BBC피진과의 인터뷰에서 “자녀 8명이 이미 이 학교를 졸업했다. 나는 내 딸을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 필요한 체벌을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크와라주 당국은 학교장에게 정직 처분을 내리고 조사팀을 꾸려 진상 조사에 나섰다. 크와라주 당국은 성명을 통해 “문제의 영상 속 가혹한 구타에 눈살이 찌푸려졌다”면서 “이슬람 학자와 지도자, 관료로 구성된 조사팀이 학교장을 배제한 채 진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진료 결과 집단 채찍질을 당한 학생들의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현재 나이지리아는 서구식 교육을 죄악으로 여기며 여아 납치와 강제 결혼, 민간인 대상 자살 폭탄 테러 등을 일삼는 보코하람과 이슬람국가(IS) 서아프리카지부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모하마두 부하리 대통령이 강력한 보코하람 소탕 작전을 주도하며 재선에 성공했지만, 정부군과 보코하람 반군의 갈등이 12년간 계속되면서 현재까지 4만 명이 숨지고, 200만 명이 피난길에 오른 상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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