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 공항 철조망 위로 건네진 아프간 아기와 가족 그후…
박종익 기자
수정 2021-10-02 10:30
입력 2021-10-02 10:29
단 9초짜리 영상이 전세계 언론에 공개되며 큰 충격과 안타까움을 남긴 이 아기는 처절한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 지난 8월 19일 미군이 떠나면서 아프간이 탈레반의 차지가 되자 현지 카불 공항은 고향을 벗어나려는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몰리면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나오는 등 그야말로 대혼란이 빚어졌다. 그러나 문제는 공항에 진입조차 못하는 이들이 다수였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아기 만이라도 먼저 대피시키려는 절박감에 가족이 철조망 위로 아기를 미군에게 넘기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 속 이 아기의 이름은 리야로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신생아였다. 이렇게 무사히 미군에게 건네진 아기는 얼마 후 기적처럼 부모와 공항 안에서 재회할 수 있었다.
하미드는 "미국 땅에 도착해서야 우리 아기의 사진과 영상이 세계적인 큰 화제가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정치인들의 화려한 말보다 이 영상이 아프간의 처절한 상황을 알리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아기의 풀네임을 짓지 않았는데 가운데 이름(middle-name)을 마린(Marine)이라고 지을 것"이라면서 "우리 아기를 구해 준 그 해병대원을 꼭 만나 안아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