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미치광이 사냥 1시간 반 만에 피만 본 ‘어리숙한 표범’
윤태희 기자
수정 2021-08-27 16:53
입력 2021-08-27 16:36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국립공원에서 표범 한 마리가 심하게 굶주렸는지 커다란 가시가 주렁주렁 매달린 산미치광이를 쫓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나중에 후회할 만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
무려 한 시간 반 동안 계속된 이 기묘한 추격전은 어리숙한 표범이 포기를 모른 채 몇 번이나 앞발에 찔린 가시를 빼고 흐르는 피를 혀로 핥으며 공격을 계속했지만, 산미치광이 역시 두려울 게 없다는 듯 자리를 피하지 않고 주위를 맴돌기만 했다.
결국 표범은 패배를 인정했고 두 동물은 서로 제 갈 길을 떠났다.
이에 대해 랜드먼은 “지금까지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싸움은 무려 90분 정도 계속됐는데 표범은 앞발이 아픈지 핥느라 세 차례에 걸쳐 잠시 쉬다가도 싸움을 계속했다. 싸움 뒤 두 동물은 그냥 서로 갈 길을 갔다”면서 “이는 살면서 겨우 한 번 볼법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더 많고 경험이 풍부한 표범에게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표범은 산미치광이의 가시에 찔리지 않도록 가시 주위나 그 아래쪽을 주로 공격하는 노련한 재주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9년 같은 공원에서 표범과 산미치광이의 또 다른 싸움이 기록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 당시 표범은 산미치광이의 가시가 없는 몸통 쪽을 공격하기 위해 애썼지만 사냥에 성공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진=마리에트 랜드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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