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신 탈의 효과? 푸틴 ‘최고 매력남’ 선정…종신집권 플랜 착착
권윤희 기자
수정 2021-04-04 12:50
입력 2021-04-04 12:48

최근 현지 온라인 구직사이트 ‘슈퍼잡’이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각각 1000명씩 총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러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푸틴 대통령이 선정됐다.
슈퍼잡은 보도자료를 통해 남성의 18%, 여성의 17%가 푸틴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남성 19%가 ‘본인’을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꼽은 것과, 여성 18%는 ‘그런 남자 없다’고 답한 결과를 고려하면 푸틴 대통령이 사실상 1위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러시아 최고 매력남 자리를 지키게 됐다. 2020년 조사에서는 남성 19%, 여성 18%의 지지를 얻어 1위에 등극했다. 2012년 큰 격차로 3위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4선 성공까지 선전용으로 배포한 홍보사진과 달력 기념품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그간 다양한 선전용 사진으로 이미지를 관리했다. 시베리아 호수로 여름 휴가를 떠나 모험을 즐기는 호방함을 강조하는가 하면, 상의를 벗어젖히고 근육을 드러내며 남성성을 한껏 과시하기도 했다. 연말이면 관련 사진을 한데 모아 달력을 만들어 팔았다. 푸틴 대통령이 가장 매력적인 남자로 선정된 설문 결과는 이런 선전물의 효과를 방증한다. 그 사이 푸틴 대통령의 종신집권 플랜은 착착 진행 중이다.
지난달 24일 러시아 하원은 푸틴 대통령이 2번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새 대통령 선거법은 “두 차례 대통령직을 역임했거나 선거 공고일 현재 두 번째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은 입후보 자격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일 인물이 3번 이상 대통령직을 맡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하지만 새 대통령 선거법은 동시에 지난해 채택된 개헌안이 발효한 시점 이전까지 특정 인물이 수행한 기존 대통령직 임기는 산정되지 않는다고 단서 조항을 달았다. 2018년부터 4번째 임기의 대통령직을 수행 중인 푸틴 대통령의 기존 임기는 모두 백지화돼, 2024년 다시 입후보해 2차례 더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72세가 되는 2024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에 재출마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6년 임기의 대통령직을 2차례 더 역임할 수 있게 됐다. 종신집권이 현실화되면 푸틴 대통령은 1922년부터 31년간 집권한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넘어 300여 년 전 러시아제국 초대 황제 표트르대제(43년) 만큼이나 오랜 기간 러시아를 지배하게 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