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인종차별?…스페인 작가 ‘美흑인 女시인’ 고먼 작품 번역 계약 해지
윤태희 기자
수정 2021-03-11 16:54
입력 2021-03-11 16:54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고먼의 시집 ‘우리가 오를 언덕’의 번역 작업을 맡은 작가가 교체되는 사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주 네덜란드 유명 여성 작가로 지난해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인터내셔널 부커상(구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역대 최연소로 수상해 화제를 모은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30) 역시 “흑인, 소수자로서의 차별을 겪지 않은 백인은 감수성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비판을 받고 번역을 포기한 바 있다.
오비올스는 3주 전쯤 바르셀로나의 한 출판사로부터 미국 TV 스타 오프라 윈프리의 서문이 새겨진 고먼의 카탈루냐판 시집을 번역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는 “번역 작업을 끝낸 뒤 바르셀로나 출판사로부터 내게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이번 계약 해지가 원작 출판사 측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고먼 측 대리인에게서 나온 것인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참고로 출판사 측은 계약 해지와 관계없이 그에게 번역 비용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비올스는 또 “이 주제는 가볍게 취급할 수 없는 매우 복잡한 것이지만, 시인이 21세기 미국의 젊은 흑인 여성이므로 내가 시를 번역할 수 없다면 난 기원전 8세기의 그리스인이 아니므로 호메로스의 작품을 번역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난 16세기 영국인도 아니므로 셰익스피어도 번역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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