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바다서 극희귀 부리고래 포착…”베일에 싸인 신비종”
권윤희 기자
수정 2021-03-09 14:07
입력 2021-03-09 13:24
이날 뉴질랜드남극연구소(Antarctica New Zealand) 측은 스콧기지 인근에서 촬영한 정체불명의 고래 사진을 공개했다. 스콧기지 과학 기술자 제이미 맥가우는 “기지 근처에 처음 보는 고래 2마리가 나타났다. 부랴부랴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갔다”고 밝혔다.
12마리 정도로 구성된 고래 무리는 굉음을 내며 남극 바다를 가로질렀다. 맥가우는 “불과 몇 킬로미터 앞바다에서 고래가 떼지어 헤엄치고 있었다. 꼬리로 수면을 치며 공중으로 솟구치는 ‘브리칭’(Breaching) 행동도 관찰했다”고 말했다. 몸을 세워 공중으로 힘껏 치솟은 고래가 다시 수면과 부딪힐 때마다 주변 바다에 굉음이 울려 퍼졌다고도 덧붙였다.
아르누부리고래는 1851년 뉴질랜드에서 발견된 두개골이 신종으로 보고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남반구에서 가장 큰 부리고랫과로 약 10m 길이까지 자란다는 것 외에 드러난 바가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목격된 건 5년 전 스콧기지 부근에서였다.
헬덴 고문은 “2012년 내가 남극 대륙 깊숙이 자리한 로스해에서 본 고래들과 같은 아르누부리고래다. 개체 수는 물론 생활방식 등 알려진 게 거의 없는 미스터리한 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록되지 않은 목격담에 주로 의존해 고래의 삶을 추측할 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과학 고문 레베카 맥닐 역시 “베일에 싸인 신비한 고래다. 아르누부리고래를 목격하는 건 분명 흔치 않은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매우 보기 드문 아르누부리고래인 만큼, 이번 사진 자료의 과학적 가치도 높다고 입을 모았다. 뉴질랜드남극연구소도 “사막에서 바늘을 찾은 격”이라며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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